한국판 '버핏과 점심'…첫 멘토 정의선 "갓생엔 정답 없다"(종합)
전경련 국민소통 프로젝트 '갓생한끼'…멘토-MZ세대 30명 대화
"기아 망하기 일보직전일 때 여러경험…중요한건 내부 팀워크"
쏘카 박재욱·방송인 노홍철도 '멘토'로 참여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임성호 기자 = "뉴스에서 보던 회장님이랑 직접 대화하니 소탈하고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회장님의 인사이트와 확신,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정말 열심히 사시는구나' 생각했어요. 역시 '갓의선'이시네요."
25일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인 '갓생 한끼'에 참여한 A양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난 후 이렇게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민 소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날 정 회장과 박재욱 쏘카[403550] 대표, 방송인 노홍철 ㈜노홍철천재 대표를 '멘토'로 초청해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30명과 오찬을 함께하며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부는 멘토 3명과 MZ세대 30명이 함께하고, 햄버거가 곁들여진 2부는 멘토 1명과 MZ세대 10명이 그룹을 지어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멘토들은 "여러분을 만나 설렌다"며 참석자들과 '꿈을 위한 갓생 그리고 불굴'을 주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먼저 참석자들은 프로그램의 제목이기도 한 '갓생'(God生)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갓생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 생산적이고 계획적인 바른 생활을 실천한다는 뜻을 담은 MZ세대 유행어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갓생은 정답이 없다고 보고, 본인이 원하는 가치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 노 대표는 각각 아이와 놀아주기, 비행기 조종을 꼽았다.
일과를 묻는 소소한 질문에도 멘토들은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정 회장은 "9시 반에 자서 5시쯤 일어나 출근을 6시 반쯤 한다"며 "오후에는 현장을 가거나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하루 세끼 다 먹고, 운동은 하루 서너번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오후에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난다고 했고, 노홍철 대표는 눈 뜨면 아이스크림부터 먹는다는 특유의 습관을 털어놨다.
'목표를 위한 도전'을 공개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2005년 그룹사인 기아가 위기에 빠졌을 때를 언급하며 "회사가 정말 망하기 일보 직전이어서 은행을 찾아다니며 돈도 많이 꿔봤고, 여러 가지 많은 경험을 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건 저 혼자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내부 팀워크"라며 "그때 배운 것이 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꿈이 뭐냐는 질문에 멘토들은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대답으로 갈음했다.
정 회장은 "아무래도 제조업이니까 차를 잘 만들어서 여러분들이 잘 타시고 실생활에 도움이 돼 여러분들이 원하시는 더 큰 일을 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꿈"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내가 만든 IT 제품이나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게 꿈"이라고 했고, 노 대표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거기서 수익 창출이 되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1989년생부터 2002년생까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스타트업 대표, 사회초년생(직장인) 등 다양한 배경의 MZ세대가 참석했다.
또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는 경매 방식으로 낙찰자가 돈을 지불하지만, 갓생 한끼는 계획서로 제출한 재능기부를 3개월 내 실천하는 것으로 점심값을 대신할 계획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참석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이구동성으로 계속해서 이런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했다"며 "MZ세대의 환호가 뜨거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경련은 앞으로 갓생 토크를 분기별로 개최하는 등 MZ세대와의 접점을 지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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