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실무협상 난항…정부 지출 감축 놓고 입장차 계속
공화 "올해보다 내년 지출 안 줄이면 협상 타결 불가" 압박
백악관 "바이든, 협상이 가능한 빨리 타결되기를 바란다"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을 경우 미국 연방정부가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한(6월1일)이 23일(현지시간)로 9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백악관과 공화당간 실무 협상은 난항을 계속하고 있다.
스티브 리체티 선임고문, 샬란다 영 예산관리국장, 루이자 테럴 입법담당 국장 등 백악관 실무협상팀 3명은 이날 오전 연방의회 의사당을 방문, 공화당 측과 부채한도 상향 문제와 맞물려 있는 정부 지출 감축 문제에 대한 논의를 속개했다.
그러나 이들은 2시간 정도 후에 협상장을 떠났다고 NBC 방송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전날 3차 부채한도 협상을 진행했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다만 양측은 3차 회동이 생산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실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매카시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생산적'이라는 것을 '진전'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연방 정부의 지출 문제가 현재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매카시 의장은 "현재 문제의 이유가 뭐냐"고 반문한 뒤 "사람들이 너무 많은 돈을 썼고 민주당은 우리가 작년에 쓴 것보다 더 지출하길 원한다"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측 실무협상 담당인 개릿 그레이브스 하원의원은 "우리는 하원의장이 설정한 한계선을 지키고 있다"면서 "올해보다 (내년에) 돈을 더 적게 지출하지 않는 한 협상 타결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측은 연방 정부 지출에 대한 1% 증액 상한을 적용할 기간을 놓고 논의를 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공화당은 기존 10년에서 6년으로 낮췄으나 백악관은 1년으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료 등 연방정부 복지 프로그램의 수혜자에 대한 근로 조건 문제, 미국 국세청(IRS) 예산 조정 문제 등도 양측간 이견이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공화당 측 실무협상팀 일원인 패트릭 맥헨리 의원은 백악관이 긴박함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면서 "백악관으로부터 완전히 협상 권한을 받은 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말도 안된다"고 반박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이 가능한 빨리 타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양측간 협상이 난항을 계속하는 가운데 공화당 일각에서는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이 반복적으로 밝힌 부채한도 협상 시한인 6월 1일에 대한 이견도 나오고 있다.
맷 게이츠(공화당·플로리다) 하원의원은 "만약 재닛 옐런이 6월 1일 디폴트를 증명할 수 있다면 의회에서 와서 그걸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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