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대통령실 장관 러' 방문…우크라전 중재 잰걸음
"아프리카 6개국 대통령 일정·이동·경호 문제 협의중"
이르면 다음 달 초 모스크바·키이우 차례로 방문 예상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아프리카 6개국의 중재를 주도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남아공 대통령실에 따르면 쿰부조 은차베니 대통령실 장관이 이날부터 25일까지 열리는 고위급 국제 안보 회의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다.
이번 연례 국제 안보 회의에서는 세계 식량 안보를 비롯한 국제 안보의 일반적인 동향에 대해 논의한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그러나 은차베니 장관은 이 밖에도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지난 16일 발표한 아프리카 6개국의 평화사절단 파견 계획 관련 사안을 러시아 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은차베니 장관은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팀을 우크라이나에도 별도로 파견해 관련 협의를 진행하도록 했다고 대통령실은 덧붙였다.
남아공과 세네갈, 이집트, 잠비아, 콩고공화국, 우간다 등 6개국으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의 구체적인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라마포사 대통령과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 드니 사수 응게소 콩고 대통령,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 등 6명으로 평화사절단이 구성된다고 밝혔다.
마궤니아 대변인은 "아프리카 지도자들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의 일정이나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측과 이들의 일정, 이동, 경호 문제 등이 합의되는 대로 이들이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방문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확인해드릴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6개국 가운데 남아공과 콩고, 우간다 등 3개국은 유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 채택 표결에서 기권했다.
반면에 이집트와 잠비아는 규탄 결의에 찬성표를 던졌고, 지난해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이었던 세네갈은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양국과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다음 달 초, 늦어도 오는 7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전에는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프리카 6개국 평화사절단은 자체의 중재안을 새로 마련하기보다는 기존에 제안된 여러 평화 구상을 아우르는 협상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라고 현지 일간지 더시티즌이 보도했다.
마궤니아 대변인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자체 구상은 물론 중국의 중재안 등 유혈사태 종식을 위해 제안된 많은 계획을 알고 있다"며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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