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MZ세대가 더 즐겨 찾는 전통주, 팔도 양조장 기행
- 이현주 전통주 소믈리에가 들려주는 우리 술 이야기 (2)
"20대, 30대 초반 여성분들이 주로 전통주를 구매합니다. 60대분들은 들어오셨다가 사지 않고 나가시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전통주 소믈리에 이현주 더술에듀 대표가 '여행자 학교' 강연에서 한 말입니다. 전통주의 가격이 고가인 편이어도 국내 술 편집숍을 찾는 대다수는 MZ세대입니다.
사케나 양주보다도 비싼 전통주가 상당히 많다는 이 대표의 말처럼 우리 술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처럼 최근 전국의 양조장은 전통주의 품질을 고급화·명품화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알도록 홍보하고, 장소를 개방하거나 박물관을 열고 있죠.
우리나라 전통주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첫 번째로, 탁주(濁酒) 혹은 막걸리라 불리는 술이 있습니다.
쌀, 보리, 옥수수 등을 발효시킨 다음에 거칠게 여과시킨 술입니다. 전통주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습니다.
탁주를 일컫는 다른 표현으로는 대포, 모주, 전내기술(논산), 탁배기(제주) 등이 있는데요.
전남 해창막걸리의 경우, 술을 담은 도자기의 병 윗부분을 금으로 만든 프리미엄 제품이 160만 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약주(藥酒)라는 술입니다.
발효가 끝난 술덧에 대나무로 만든 용수를 박아 맑게 걸러내거나, 체에 걸러 지게미를 제거한 후 가라앉혀 맑은 부분만 떠낸 술이죠.
맑은 술이란 뜻에서 '청주(淸酒)'라 부르기도 합니다.
'여행자 학교' 강연의 시음식에서 선보인 약주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로 올려서 더욱 유명해진 '니모메(제주 방언 '너의 마음에' 라는 뜻)'라는 술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마솥에서 발효주를 증류해 높은 알코올 도수로 만드는 소주(燒酒)를 소개합니다.
"소줏고리로 다 건져가서 밑에서 불을 살살 때면 알코올이 날아가거든요. 이때 소줏고리 위에는 차가운 물을 꼭 얹어놓고 유지해줘야 해요. 어머니들이 계속 그걸 갈아주니 어머니 품값도 드는 거예요. 계속하니까 얼마나 힘들겠어요. 밖으로 뚝뚝 떨어지는 물이 바로 소주입니다." - 이현주 대표
이현주 대표는 '여행자 학교' 강연에서 팔도 양조장 기행을 제안했는데요. 그가 추천하는 전국 양조장과 전통주를 지역별로 살짝 맛보기 해보겠습니다.
서울에는 삼해주와 삼해소주 양조장이 있습니다.
삼해주는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전승자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9호인 고 김택상 명인입니다. 삼해주라는 이름은 돼지의 날을 뜻하는 해일(亥日)에 술을 빚기 시작해 세 번(三回) 술을 빚어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입니다.
"삼해소주의 경우 보통 삼해주 약주가 5병이 있어야만 소주 한 병을 만들 수 있어요. '조선왕조실록'에도 삼해주 이야기가 나옵니다. 영조, 정조 때 금주령이 매섭게 내려졌습니다. 정조께서 '삼해주가 벌써 다 익었다'고 하셨는데 이 귀한 걸 버릴 수 없다며, 그냥 먹게 내버려 두되 안주를 풍성하게 만드는 건 금하라고 명하셨답니다. 얼마나 귀한 술입니까." - 이현주 대표
경기도 포천에도 유난히 양조장이 많습니다. 공장이 일반인에게 공개된 곳 중 하나인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산사원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깊이 있는 전통주 관련 스토리텔링을 볼 수 있고 전통주를 시음해 보는 장소도 있습니다.
경기도 여주의 신륵사에는 조선 명주인 '과하주(過夏酒)'를 빚는 양조장 '술아원'이 있습니다. 이곳에선 더운 여름 술을 오래 보존할 수 있도록 만든 과하주를 빚고, 방문객에게도 양조 과정 등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충남 아산의 면천두견주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만찬주로 올랐던 술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술은 우리나라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술입니다. 경주 교동법주, 문배술, 면천두견주가 3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술입니다.
팔도 전통주 및 양조장 기행, 안동으로 떠날 차례인데요.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유세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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