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포털뉴스 제평위 중단, 근본적 대안 원점에서 고민하라
(서울=연합뉴스)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제휴·심사·관리를 담당하는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22일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두 포털이 직접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제휴 모델을 구성하기 위해 현재의 제평위 외 새로운 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대내외적 요청을 반영한 것"이라며 "서비스 개선을 위해 더욱 나은 대안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양대 포털이 '잠정 중단'이란 표현을 쓰긴 했지만, 결국 사실상 제평위 해체 수순을 밟는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고 한다.
제평위는 2016년 공식 출범 이후 7년 만에 활동을 일단 중단하게 됐다. 양대 포털이 직접 해오던 뉴스 서비스 언론사 제휴 심사를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하겠다는 명분으로 설립된 자율기구였지만, 그동안 심사와 퇴출 기준의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제평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그 뒤에 숨어 공정성이나 공익성 논란을 피해 갔다는 비판도 있었다. 제평위 심사에서 정성평가가 8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라 심사위원 개개인의 주관적·자의적 판단이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받았다. 회의록조차 공개하지 않아 밀실 심사라는 비판도 피하지 못했다. 여러 문제점을 노출해 온 제평위 체제를 더는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이 이뤄진 셈이다.
뉴스 시장에서 포털의 위상과 비중은 압도적으로 확대돼 왔고 양대 포털의 시장지배적 지위는 더욱 공고해졌다. 그러나 양대 포털이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은 다하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무분별한 마케팅과 여론 왜곡에 악용된다는 비판 속에 폐지됐던 '실시간 검색어(실검) 부활' 논란에 다시 휘말리기도 했다. 포털 중심의 뉴스 유통 구조 속에서 허위·조작 정보다 가짜뉴스가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할 우려는 점증하고 있다. 급속도로 기술 발전중인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위험성 중 하나로 허위 정보 생성 우려가 제기되고 '챗GPT' 창시자가 이와 관련된 규제 필요성을 역설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포털의 관련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원점에서 고민하고 대안을 내놓아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제평위 운영 중단 기간 외부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중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제휴 평가 시스템을 면밀히 검토, 발전된 미디어 환경을 구축할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폐쇄적이고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지금까지와는 다른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인 포털 뉴스 운영 방식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독자에게는 정확한 정보와 뉴스를 공정하게 전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포털의 대변신 노력이 필요하다. 제평위 활동 잠정 중단이 포털 뉴스 서비스 운영 개선을 포함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대안을 내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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