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직장인 "재택 끝나 지갑 얇아져" 허리띠 질끈…회사는 "나와"
"의류·교통·식비 등 생활비 20∼30% 증가"…아껴쓰기 노력 재개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미국 직장인들이 재택근무 종료 후 사무실로 복귀하면서 생활비 지출이 늘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들은 사무실 출근을 시작한 이후 의류비를 비롯해 교통비, 식비, 커피값 등의 지출이 늘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유튜브 채널 프로듀서로 일하는 제시카 초우는 자사 칼럼에서 몇 년간 재택근무를 하며 생활비를 이전보다 20∼30% 아끼다가 사무실 출근을 시작한 뒤 겪게 된 재무적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몇 년간 운동복 차림으로 지내다가 출근복을 수선하려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도 새로 마련해야 하고, 새 직장 동료들과 어울릴 때도 한잔에 3∼4달러(약 4천∼5천원)짜리 커피를 사야 한다"라고 말했고, 독자들은 300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공감을 표했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는 출근을 시작하면서 하루 지출하는 교통비, 커피값, 식비만 30∼45달러(약 4만∼6만원)가 든다며 울상을 짓는 미국 직장인들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미국 직장인들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든 후에도 여전히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것과 달리 회사 경영진은 직원들에게 사무실로 돌아올 것을 종용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월가 대형 은행과 회사를 고객으로 둔 대형 로펌 데이비스 폴크앤워드웰 LLP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일주일에 최소 3일간 출근하지 않을 경우 상여금을 깎겠다고 통보했다.
주 3회 사무실 출근 체제인 애플은 재택 축소를 고려한 듯 최근 직원을 상대로 재택근무 관련 설문을 벌이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나아가 지난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에 대해 "생산적이지 않을뿐더러 도덕적으로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받는 돈은 그대로인데 사무실 출근으로 지갑이 얇아지게 되자 직장인들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WSJ의 초우는 사무실 출근을 시작하면서 점심과 간식용 쿠키를 미리 만들어두는 습관을 들였다고 칼럼에 썼다.
필라델피아에서 재무 설계사로 일하는 리버 니스는 WSJ에 "인생의 전환기에 있거나 이직했다면 지출액도 바뀔 수밖에 없다"라면서 지출 항목에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고객들에게 구매 목록을 작성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조언한다"며 "틱톡에서 예쁜 아이섀도를 보고 나서 (바로 사지 않고) 구매 목록에 올린다면 앞서 목록에 올려둔 편한 신발과 비교해 어느 게 내게 더 필요한지를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