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면직은 헌법적 가치 침해…청문은 요식 행위"(종합)

입력 2023-05-23 15:22
한상혁 "면직은 헌법적 가치 침해…청문은 요식 행위"(종합)

"재판 앞서 여론재판 받는 심정"…대리인, 면직 처분시 소송 여부에 "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자신의 면직 절차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기 종료를 2달 남짓 앞둔 방통위원장직을 박탈하기 위한 면직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오늘은 절차적 위법성을 피하기 위한 요식행위로서의 청문절차가 진행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방통위 설치법이 방통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위원 임명과 관련해 국회 교섭단체 추천제, 위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3년 임기제, 엄격한 신분 규정을 두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히 방통위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규정이 아니라 방송의 독립성, 언론의 자유 등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면직 처분에 이를 정도의 명백한 위법 사실이 없음에도, 전(前)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이라는 이유로 보장된 임기를 박탈하려 한다면 이는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위반 등 처분 자체의 위법성, 위헌성 등의 우려가 있음은 물론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성, 방송의 자유 등 대한민국이 지켜나가야 할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또 앞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일을 상기하면서 "무죄로 추정돼야 할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임을 전제로, 국가공무원법상의 일반적 의무 위반을 확정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며 "위법하고 위헌적 처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향후 진행될 형사 재판 과정에서 위 공소사실의 부당성, 즉 검찰이 주장하는 범죄사실의 사실관계와 각 혐의의 법리적 부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또 "더욱 참담한 사정은 이 사건 공소제기 및 검찰의 보도자료 배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비틀린 부정적 내용이 광범위하게 유포됐다는 점이다. 법원 재판에 앞서 참담한 여론재판을 받는 심정"이라며 "추천단체의 선정은 위원장 개인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상임위원 간담회를 통하여 결정됐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2020년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문제와 관련해 검찰에 기소됐으며 정부에서는 면직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청문이 있었으며, 한 위원장의 법률대리인이 대신 참석했다.

법률대리인은 기자들과 만나 "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고, 헌법적으로도 무죄 추정 원칙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면직 처분이 헌법 위반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면직 처분이 내려지면 행정소송도 고려할 것인지 묻자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