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가이아나 학교 기숙사서 한밤중 화재로 19명사망·23명부상(종합2보)
한밤중인 데다가 집중호우로 육로 접근 어려워 진화·구조 난항
기숙사 관리인 5세 아들도 숨져…대통령, 중대재난 선포
(서울·멕시코시티=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이재림 특파원 = 남미 가이아나 중부의 한 탄광도시에 있는 중등학교 여학생 기숙사에서 불이 나 최소 19명이 숨졌다.
22일(현지시간) 가이아나 언론매체인 '스타브로크 뉴스'와 '가이아나 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화재는 전날 오후 11시에서 11시 40분 사이에 수도 조지타운에서 남쪽으로 320㎞가량 떨어진 마디아의 한 중등학교에서 발생했다.
학생 기숙사에서 발화한 불에 기숙사 안에 있던 여학생 18명이 숨졌다. 이 중에는 쌍둥이도 있는 것으로 교육부는 확인했다.
기숙사 관리인의 아들인 5살 된 아이도 현장 근처에 있다가 연기 등을 들이마시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앞서 경찰은 전체 사망자 수를 최소 20명으로 발표했지만, 나중에 19명으로 수정했다.
당시 기숙사에는 12∼18세 학생 56명이 잠을 자거나 휴식 중이었던 것으로 가이아나 교육부는 파악했다.
가이아나 정부는 비행기와 구조선 등을 급파해 다친 학생들을 조지타운과 마디아 등지 병원으로 옮겼다.
프리야 마닉찬드 교육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원 59명 중 3명은 가족과 함께 집에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다친 23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렸다.
이번 화재로 기숙사 건물은 원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진화 후 바닥에 쌓인 검은 재와 엿가락처럼 휜 철골은 마치 전쟁터에서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상황이다.
당국은 한밤중인 데다가 화재 발생 전 내린 집중호우 탓에 육로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초기 진화와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중대 재난 발생을 선포하고, 사태 수습과 유족과 피해자에 대한 지원에 총력을 다하도록 지시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야당 정치인 나타샤 싱루이스는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어떻게 이처럼 끔찍한 비극이 발생했는지 알아야 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네덜란드와 영국의 식민지였던 가이아나는 남미의 빈국 중 하나로, 현재 인구는 80만명가량이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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