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대면참석 젤렌스키, '비동맹' 모디·룰라 설득 나선다
"'스윙스테이트' 브라질·인도·인니 정상 만나 지지 요청할듯"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에 직접 참석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립' 입장을 고수하는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 정상을 만나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미국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 G7에 '파트너 국가' 자격으로 초청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지지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탈리아·독일·프랑스·영국을 순방한 데 이어 19일 아랍연맹 정상회의가 열린 사우디아라비아를 '깜짝' 방문하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어 20∼21일에는 개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를 찾는다.
이번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인도와 브라질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 지원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편을 들지도 않고 있다. 식민 지배를 받은 역사로 인해 서방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있고 냉전 시대를 거치며 비동맹 중립 외교 노선을 택해 왔기 때문이다.
군사·경제 지원을 쏟아붓는 서방과는 상반된 태도로, 이 때문에 서방 외교관들이 이들 국가를 '스윙 스테이트'(경합 지역)라고 부른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대반격을 앞두고 전 세계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제 우크라이나전에 거리를 둬온 나라들까지 우크라이나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참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G7의 한 관계자는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만남이) 세 정상과 견해를 나눌 중요한 기회일 것"이라며 "서방이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저개발국)를 설득해 내기를 믿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도 "이번 회의에서 매우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직접 현재 상황과 관련해 분명한 제안과 주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히로시마에서 룰라 대통령과 별도로 회담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브라질을 답을 듣지는 못했다고 브라질 현지 신문 폴랴 지 상파울루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또한 모디 총리와의 회담 요청에도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라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두 해째인 올해 들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이달 초 남미와 아프리카, 태평양 지역을 방문 중이다.
타밀라 타셰바 크림반도 우크라이나 측 대표는 올해 3월 언론 기고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작년 말 '글로벌 사우스'를 우크라이나 대외관계의 최우선으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이 러시아를 완전한 고립으로 몰아넣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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