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에 승리 디샌티스엔 패배?…경합州 여론조사 주목

입력 2023-05-20 05:40
바이든, 트럼프에 승리 디샌티스엔 패배?…경합州 여론조사 주목

"바이든, 애리조나·조지아에서 트럼프에 우위·디샌티스엔 뒤져"

곧 출마선언 디샌티스 '본선 경쟁력' 강조…스콧 상원의원도 가세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이른바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본선 경쟁력이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공화당 여론조사기관인 퍼블릭 오피니언 스트래티지스(POS)가 지난 15∼17일 애리조나주(州)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가상 일대일 대결에서 47%의 지지로 4%포인트 앞섰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맞대결에서는 각각 46%, 44%의 지지로 바이든이 근소하게 우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45%대 43%로 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주 유권자 500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디샌티스 주지사는 45%를 얻어 42%의 지지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을 3%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 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과의 일대일 맞대결에서 모두 44%대 43%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애리조나주와 조지아주 두 곳 모두 디샌티스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을 이기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펜스 전 부통령 등 디샌티스 주지사를 제외한 후보와 맞붙을 경우에 승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애리조나와 조지아는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개표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이다 아슬아슬하게 신승을 거둔 핵심 경합주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대표적인 경합주에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앞선다는 여론조사는 디샌티스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가 민주당이나 공화당에 일정 부분 기울어 있어 경합주의 향배에 따라 선거 결과가 좌우되기에 이런 주들의 민심이 상당히 중요하다.

반대로 이번 조사결과는 공화당에서 디샌티스가 아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로 나설 경우엔 바이든이 지난 대선처럼 승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화당으로선 이 조사 결과가 난감할 수밖에 없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볼 때 대선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멀찌감치 앞서 있어 그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는 본선에선 디샌티스가 경쟁력이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오는 2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디샌티스 주지사도 이런 상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 자신을 지지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과의 전화회의에서 "현재로선 기본적으로 믿을만한 후보는 3명"이라며 "이 중 2명이 대통령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그리고 본인이 대선 후보 자격이 있지만 실제 본선 승리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바이든과 자신이라는 의미다.

그는 "경합주 데이터에 기반했을 때,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좋지 않다. 사람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에 아마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디샌티스 주지사의 당내 경선 전략의 핵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자신이 본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집중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난 13일엔 공화당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를 방문해 "최근 몇 년간 우리 당에 퍼진 패배 문화를 거부해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직격하기도 했다.

디샌티스는 출마를 선언하면 트럼프에 대한 견제를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팀 스콧 공화당 상원 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주)은 이날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서류를 제출하면서 대선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공화당에서는 스콧 의원, 트럼프 전 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출마를 선언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 크리스 스누누 뉴햄프셔주지사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공화당은 오는 8월 밀워키에서 당내 경선 후보 간 첫 토론회를 연다. 2차 토론회는 캘리포니아의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열기로 했는데 날짜는 미정이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