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찰단, KINS 요원 대거 참여…"안전에 '보수적인' 전문가들"

입력 2023-05-19 17:06
시찰단, KINS 요원 대거 참여…"안전에 '보수적인' 전문가들"

오염수 자체검증 토대 마련…오염수 2년 검토 경험과 기존 분석자료 바탕 시찰

원자력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국민 관점에서 볼 것 같아"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한혜원 김현수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의 규모와 시찰 대상 윤곽이 드러나면서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 우리 정부가 자체검증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 2년간 국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검토를 해온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들이 대거 시찰단에 참여하면서 시찰이 '일방적 설명 듣기'에 그치지 않고, 안전성에 관한 실질적 의문 해소를 모색하는 과정이 될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다만 우리 정부 검토 결과와 관계없이 이르면 다음달 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토 결과에서 방류 계획에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일본 정부가 방류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현지 시찰에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일부 있다.

전체 21명인 시찰단은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해양환경 방사능 전문가 1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19명이 지금까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안전성 검토를 담당해온 원안위 산하기관 KINS의 원전 시설 및 방사선 분야 전문가로 구성됐다.

구체적 명단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2021년 8월 출범한 KINS 오염수 검토팀에 팀장인 황태석 KINS 부원장을 포함해 23명이 참여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검토팀과 시찰단 면면은 상당수 겹칠 것으로 보인다.

한 원자력계 관계자는 "KINS나 원안위는 방사능 안전이나 원자로 안전이나 철저하게 안전 관점에서 보수적으로 보려는 기관"이라며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국민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찰단은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을 정화하는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 해양방출설비 설치 상태, 그리고 성능점검 결과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화학분석동에서 이뤄지는 ALPS 처리된 오염수의 농도분석 결과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오염수가 방류 전 단계에서 통과하는 'K4 탱크'도 중요 시찰 대상이다.

시찰단은 이 과정에서 그동안 KINS 검토팀이 도쿄전력이나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NRA)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ALPS 성능과 방출 전 측정 핵종 선정과 분석 방법, 환경평가, 해양 모니터링 계획 등과 시찰 내용을 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19일 시찰단 파견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본이 방사선 피폭 우려가 있는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우리 측 요구를 거의 다 수용했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각종 설비들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제대로 구성이나 배치돼 있는지,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조치사항은 마련돼 있는지 등 부분을 볼 것"이라며 "눈으로 확인하는 것에 더해서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는 부분도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원자력계 인사는 시찰단 활동과 관련해 "오염수가 하루에 100t 발생한다는데 실제로 그만큼 발생하는지, 추가로 발생할 소지는 없는지, 지하수 추가 유입 가능성이 있는지 체크해 봐야 할 것"이라며 "ALPS의 어떤 장치가 무슨 핵종을 제거하는지 등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시찰 과정에서 일본 측에서 방사선 피폭 우려를 들어 접근을 제한하거나, 시찰단 자료 제출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다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앞서 원안위 관계자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KINS 검토팀이) 일본 측에 질의했을 때 데이터의 과학적 근거나 정당성과 관련한 것은 답변이 많이 들어왔지만, 향후 운영계획이나 보수계획, 장기간 가동 중 고장 났을 때 대응 등에 대해서는 계속 질의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찰단은 이번에 오염수를 직접 채취하지 않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미 IAEA가 채취한 원전 오염수 시료와 후쿠시마 바닷물 시료를 KINS에서 받은 상태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찰단은 시찰을 마치고 귀국 후 시찰에서 점검한 사항과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그 결과를 국민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유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 안전이 우선이고, 국민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저희 역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번 시찰을 통해서 현장에서 확인한 부분이 명확하게 있다면 그 부분은 또 명확하게 설명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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