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4월 외국인직접투자 둔화…"외국기업 우려 증가"
홍콩매체 "실제 사용 외자 3.3% 감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외국계 컨설팅회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1∼4월 유치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둔화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 상무부 자료를 인용, 올해 1∼4월 중국 내 실제 사용 외자가 735억달러(약 98조원)로 전년 동기보다 3.3%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실제 사용 외자는 중국이 외국 기업과 계약하면서 이미 받은 금액을 나타내며 매월 상무부가 FDI의 지표로 발표한다.
중국은 1∼2월 전년 동기보다 1% 증가한 397억1천만달러(약 53조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했다.
다만 상무부는 1분기 FDI 규모를 미화로 제시하지 않았다.
위안화 기준으로 1분기 중국의 실제 사용 외자는 전년보다 4.9% 증가한 4천84억5천만위안(약 77조원)이며, 1∼2월 FDI는 전년 동기보다 6.1% 증가한 2천648억8천만위안(약 50조원)으로 나타났다.
SCMP는 "중국이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경제 회복을 위해 외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첫 4개월간 FDI는 전년보다 줄어들었다"며 "이는 중국이 기술과 자본, 경영 전문지식에 대한 중국의 접근성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외국인 투자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과의 긴장이 지속되고 중국이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금융과 기업실사업체를 급습하면서 투자업계에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한 노력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아울러 중국의 4월 경제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FDI가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4%, 5.6% 늘었다. 내수 경기 회복세를 보여준 지표들이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쳤다. 로이터통신의 예상치는 각각 21.0%와 10.9%였다.
게다가 중국 위안화는 이번주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상황이다.
중국은 올해 1월 3년만에 국경을 재개방하면서 국제 행사, 포럼, 박람회 등을 잇달아 개최하며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외국계 기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혼란을 주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3월 자국 국영 자산관리 기업에 대한 회계 감사가 부실했다며 글로벌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의 베이징 사무소에 대해 3개월 영업정지 처분 등 중징계를 했다.
같은 달 중국 경찰은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 사무소를 급습했고, 4월에는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의 상하이 사무소를 조사했다.
이달 8일에는 컨설팅회사 캡비전을 중국 국가안보 당국이 조사했다고 중국중앙TV(CCTV) 등 관영매체들이 수색 영상과 함께 일제히 보도했다.
여기에 지난달 말 간첩 행위의 범위를 대폭 넓히는 방향으로 반(反)간첩법 개정안이 통과돼 오는 7월 1일 발효된다.
주중 미국상공회의소와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는 이러한 중국의 조치가 현지 외국 기업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고조하고 외자 유치에 건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반도체 등 중국의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자국 기업 투자 규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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