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방공망 생각보다 강해"…패트리엇 등 서방지원 주목
CNN, 전문가 인용해 고갈설 휘말린 방공체계 선방 판단
양측 무기고 동나는 중…"양측 미사일 재고에 운명 엇갈릴듯"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미국 분석과 달리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 미사일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과시 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 CNN 방송은 17일(현지시간) 분석 기사에서 이달 들어 러시아에서 퍼붓는 미사일과 드론을 상대로 우크라이나가 방공망을 가동한 사례를 이같이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만 이달 8차례 미사일 공습을 때렸으며, 특히 이중 최근인 16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포함해 최소 18대를 퍼부었다.
그런데 이들 미사일이나 드론 중 목표에 적중한 공격은 한건도 없었으며, '흠집' 정도를 남겼다고 우크라이나는 주장했다.
이를 둘러싸고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이전에 제기된 불안감을 치고 불과 몇주 사이에 이같이 강한 모습으로 돌아섰다는 게 CNN 진단이다.
앞서 대부분의 전문가와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러시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퇴하는 임무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특히 지난달 유출된 미 기밀 문서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옛 소련시절 중거리 방공망 미사일이 점점 고갈된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방공방이 러시아 미사일을 속속 잡아내게 된 비결로는 우선 미국이 지원한 패트리엇 방공 체계가 작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CNN은 꼽았다.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불리는 패트리엇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도착해 적어도 키이우에서는 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멀리서 날아오는 고고도, 중고도 비행체와 순항미사일, 탄도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달 들어 미사일 공습을 유독 퍼부은 것도 패트리엇의 가공할 위력을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다른 회원국에서도 단거리, 중거리 방공 미사일을 지원받았으며, 여기에는 독일제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IRIS-T 등도 포함됐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언 윌리엄스는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IRIS-T의 임무 수행률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우크라이나에 지원된 미국제 나삼스 수행률은 100%인 것으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방관이 언급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을 확보했던 무기로도 S-300를 포함한 소련제가 있으며, 이들은 러시아 순항 미사일을 상대로 80% 격추율을 보였다고 CSIS는 분석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소련제 방공 미사일은 빠르게 고갈되는 중이라고 CSIS는 덧붙였다.
이와 맞불려 러시아가 최근 들어 미사일 공습을 퍼붓는 것도 우크라이나 방공망 고갈을 앞당기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윌리엄스는 "남아있는 미사일이 제한적인 만큼 우크라이나는 가장 민감한 표적부터 방어하는 데 대공 미사일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를 때린 러시아 미사일 중 일부의 잔해로 볼 때 이들 미사일은 새로 나온 물량으로 보이며, 이는 러시아 무기고가 점점 동나고 있다는 정황일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쟁이 1년을 훌쩍 넘기며 소모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무기 재고에 따라 양측 운명이 엇갈릴 수도 있다는 게 CNN 관측이다.
러시아가 새 무기를 생산할 여력이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지만 우크라이나에는 서방 지원이 속속 예고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9일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방공망과 무기 재고에 12억 달러(1조6천억원)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아직은 충분한 재고를 확보한 무기가 비행기 투하 폭탄인 상황에서 이같은 서방 지원은 앞으로 얼마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윌리엄스는 내다봤다.
newgla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