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군용 드론에 中 공격 방지기능 숨겨져"
홍콩매체 "중국 국경 인식 기능…적군 이용 못하게 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산 군용 무인기(드론)에 적들이 이를 중국 공격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중국 국경을 인식하는 기능이 숨겨져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 1위 국가이다.
중국군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모든 중국산 전투·정찰 드론은 중국 국경을 둘러싼 '전자 지오펜스'를 인식하도록 설계·제작됐다고 밝혔다. 지오펜스(geofence)는 지리상 가상의 경계를 뜻한다.
소식통은 "이는 이른바 감시 도구로, 수출된 중국산 드론이 적들에 의해 우리나라(중국)를 공격하는 무기로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간단한 기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기능은 드론 내 부품에 내장돼 있으며, 중국 업자들이 드론 사용 설명서에서 이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9월 튀르키예 방산업체 바이카르 테크의 하룩 바이락타르 최고경영자(CEO)는 유라시안타임스에 "중국산 드론은 중국 국경에 접근하면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산 드론의 이 같은 숨겨진 제한 기능과 수준 낮은 성능 탓에 일부 고객들이 바이카르 테크의 '바이락타르 TB2' 같은 튀르키예산 군용 드론으로 눈길을 돌렸다고 밝혔다.
당시 유라시안타임스는 튀르키예가 드론 수출에서 이미 중국을 앞섰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미국 CNN은 바이락타르 TB2 등 우크라이나가 튀르키예에서 수입한 군용 드론이 우크라이나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리제는 수출용 드론에 감시 기능을 심는 것은 상식이라며 이는 수십년간 개발돼 온 성숙한 드론 기술이라고 SCMP에 말했다.
그는 "그러한 감시 시스템은 드론의 전원·무기 시스템과도 연결돼 있다"며 "이는 드론이 중국 국경에 접근할 경우 비행이나 무기 발사를 멈출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드론은 그러한 감시 시스템이 개조되거나 해체될 경우 자폭하는 능력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중국산 드론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미 뉴욕타임스는 세계 최대 드론 생산업체인 DJI를 포함한 중국 26개 업체가 생산한 드론 1천200만 달러(약 160억원)어치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수출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중국산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수출돼 러시아군에 의해 사용됐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허위 정보라며 부인했다.
앞서 드론 전문가인 페인 그린우드는 지난 2월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 폴리시'(FP)에 기고한 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형 드론의 절대 다수가 DJI 제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값싸고 효율적인 소형 드론을 자폭용 무기와 정찰 임무, 선전 도구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역사상 첫 드론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소셜미디어에는 DJI가 새로 수출하는 제품에 지오펜스 기능을 추가해 누가 이를 조종하든지 상관없이 해당 제품이 우크라이나 상공 위를 비행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이 올라왔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저우천밍은 중국 드론 개발업자들이 내수용 드론에도 전자 지오펜스 기능을 심어 자국 내 비행 금지 구역을 날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베이징 중심부를 에워싼 베이징 제5순환도로 상공은 어떤 민간 드론도 날지 못한다면서 중국 드론 개발사들이 지오펜스 기능을 드론에 심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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