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과 전쟁' 엘살바도르, 경찰 살해범 색출에 군경 5천명 투입
부켈레 대통령 "영웅 죽인 값비싼 대가 치를 것" 경고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인구 3만명 안팎의 엘살바도르 한 도시 곳곳에 경찰관 살해범 색출 '특명'을 받은 군인과 경찰 5천여명이 대거 투입됐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16일) 일어난 경찰관 살인 사건은 아직 일부 지역에 숨어있는 갱단원이 벌인 일"이라며 "오늘 새벽부터 포위 작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북쪽으로 약 70㎞ 떨어진 누에바 콘셉시온에서는 앞서 전날 오후 3시께 한 경찰관이 순찰 업무 도중 숨졌다. 엘살바도르 경찰은 "우리 요원이 갱단원의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갱단과의 전쟁' 선포 뒤 1년 넘게 국가 비상사태를 유지 중인 중미 엘살바도르에서 경찰관이 살해된 건 올해 처음이다. 지난해 3월부터 이어져 오는 비상사태 기간에는 모두 4명의 경찰관이 피습으로 숨졌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인구 3만여명의 누에바 콘셉시온에 군인 5천명과 경찰 500명을 투입해 범인 검거에 나섰다. 비상사태 규정에 따라 군·경은 별도 영장 없이 가가호호 수색하거나, 행인과 여행자 신분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범행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갱단원 한 명은 이미 체포됐다고 현지 매체인 '디아리오 엘살바도르'는 보도했다.
군·경 출동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함께 게시한 부켈레는 "범인을 포함해 그의 조력자까지 발본색원하겠다"며 "그들은 우리 영웅을 숨지게 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신의 치안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인권 단체를 향해서도 "우리는 우리 국민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당신들의 그 유명한 '국제 사회'에 관심 없다"며 "피비린내 나는 살인자를 쓸어버리고 감옥에 가둬, 그들이 결코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임을 알려 드린다"고 격정적으로 분노를 표현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상사태 전과 비교해 현저히 감소한 살인사건 건수를 트위터에 수시로 올리며 정책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엘살바도르 국내·외 인권 단체에서는 "자의적인 체포 및 고문과 수감자 사망 등 인권 침해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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