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3사, 中 앞선 전기차 LFP 기술 추격 박차"

입력 2023-05-16 11:36
"韓 배터리 3사, 中 앞선 전기차 LFP 기술 추격 박차"

블룸버그 "中CATL, 블렌딩 기술로 약점 극복해 점유율 늘려"

"韓기업들, LFP 배터리 만들겠지만 문제는 가격경쟁력"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한국계 배터리 3사가 중국이 크게 앞선 전기자동차용 리튬인산철(LFP)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에서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LFP 배터리의 약점인 저온에서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온 황재연 상무는 "(니켈 함량을 크게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전극과 소재를 만드는 기술을 LFP 배터리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셀을 개발 중인 사실을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고 삼성SDI는 정부 주도의 LFP 배터리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한국계 배터리 업체들은 그동안 LFP 배터리를 외면했다.



주력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비해 저렴하고 안전하지만, 추운 날씨에는 에너지 밀도가 내려가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이런 약점을 극복하면서 한국 기업들도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중국 CATL은 NCM과 리튬·망간·철·인산(LMFP) 배터리를 섞는 기술로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강병우 포항공대 교수는 "CATL의 블렌딩 기술은 한국 라이벌 회사들을 놀라게 했다"면서 "한 번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를 약 400㎞로 늘렸다"고 말했다.

기술 혁신에 LFP 배터리의 인기는 크게 올라갔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LFP 배터리를 앞세운 중국 CATL과 BYD의 시장 점유율은 2021년 35.2%에서 지난 3월 말 현재 51.2%로 뛰었다. 한국계 3사는 같은 기간 약 30%에서 25% 아래로 내려갔다.

중국 업체들이 세금 공제를 받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허점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FP 배터리 소재인) 철이 IRA가 규정한 핵심 광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포함한 일부 조건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법을 피해 갈 여지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생산하려면 공장을 별도로 지어야 하는 점이 도전 과제이지만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기업들은 결국 LFP 배터리를 만들 것"이라면서 "문제는 중국 라이벌 업체들에 대해 가격 경쟁력을 가지느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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