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삼성전자 재고 54조 넘어…불황에도 역대급 R&D 투자
1분기말 기준 재고자산 54조4천억원…1년새 14.3% 증가
R&D 비용 6조5천790억원…분기 최대 규모 집행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여파로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 비용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15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지난해 말(52조1천878억원)보다 4.3%(2조2천317억원) 증가한 54조4천1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47조5천907억원)과 비교하면 14.3% 증가한 것이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재고는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31조9천481억원으로 9.9%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재고 물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전장사업 부문인 하만의 재고자산은 2조1천26억원에서 2조2천83억원으로 5% 증가했다.
다만 가전과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재고자산은 20조1천901억원에서 19조8천208억원으로 1.8% 감소했다.
디스플레이(SDC) 부문 재고자산도 2조1조661억원에서 1조7천14억원으로 21.5% 감소했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1.6%에서 12.0%로 0.4%포인트 커졌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지난해 말 4.1회에서 1분기 말 3.5회로 낮아졌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매출원가를 재고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기업이 보유한 재고자산을 판매하는 속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빠르게 매출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제품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보면 TV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29.7%에서 1분기 말 32.9%로 3.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21.7%에서 25.2%로 3.5%포인트 상승했다.
D램 시장 점유율은 43.1%에서 43.0%로 소폭 하락했다.
스마트폰 패널 시장 점유율은 56.7%에서 49.2%로 7.5%포인트 하락했다.
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인 디지털 콕핏 시장 점유율은 24.7%에서 23.1%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경기침체에도 올해 1분기 R&D 비용을 대폭 늘려 6조5천79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작년 동기(5조9천226억원)보다 11.1%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글로벌 경기침체에서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시설투자액은 10조7천3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에만 90%가 넘는 9조7천877억원을 쏟았다.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는 애플, AT&T, 도이치텔레콤, 퀄컴, 버라이즌 등이다. 이들 5개사가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5대 매출처에 미국 통신 기업 AT&T가 새로 진입했으며, 미국의 대형 가전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는 빠졌다. AT&T가 5대 매출처에 포함된 것은 1분기 스마트폰 판매 호조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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