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내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 도입…삼성-한은 공동개발 추진
이승헌 부총재-최원준 MX부사장, 오프라인 CBDC 기술연구 협약
삼성, 오프라인서도 CBDC 결제 구현 기술 개발…한은 "한국이 기술 선도 기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세계 주요 국가들이 선점 경쟁에 나선 중앙은행디지털화폐(CDBC) 상용화를 앞당기고자 한국은행이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005930]와 한국은행은 15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한은이 발행하는 오프라인 CBDC 기술 연구에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최원준 삼성전자 MX 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과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가 참석했다.
CBDC는 각국 중앙은행이 블록체인이나 분산원장기술 등을 활용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민간 암호화폐가 탈중앙화라는 장점에도 국가 간 거래나 재산 가치에서 아직 법적 보장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과 달리 CBDC는 국가가 공인해 중앙은행이 발행·관리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머지않아 디지털화폐가 기존 명목화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디지털화폐 패권을 놓고 이미 물밑 전쟁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은행이 진행한 'CBDC 모의실험 연구'의 2단계 사업에 참여해 송금인과 수취인의 거래 기기가 모두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근거리 무선 통신(NFC)을 통해 기기 간 송금과 결제가 가능하게 하는 오프라인 CBDC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송금과 결제는 삼성전자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보안 칩셋 내에서 이뤄지는데, 해당 칩셋은 보안 국제 공통 평가 기준 CC에서 EAL 6+ 등급의 하드웨어 인증을 획득,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성을 제공한다.
양측은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워치 등을 활용해 오프라인 결제 시 우려되는 보안 위협을 최소화하고,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재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결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CDBC 기술 상용화에는 스마트폰이 필요한데, 삼성전자는 국내 유일한 단말기 제조사로서 한국은행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CBDC에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양측은 연구 협력 결과를 토대로 국제사회의 CBDC 생태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지속 모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승헌 부총재는 "삼성전자와 함께 중앙은행 최초로 오프라인 CBDC 기술을 개발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활발히 연구 중인 오프라인 CBDC 기술 분야를 한국이 지속 선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원준 부사장은 "한국은행과 협업을 통해 삼성전자가 보유한 고도의 보안 기술력을 디지털 화폐 분야에 적용해 볼 수 있었다"며 "양사 협력을 기반으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오프라인 CBDC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ng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