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작년 장내 대량매각·상폐로 구설…'에어드롭' 있었나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수십억원어치를 거래해 논란이 된 가상화폐 '위믹스'는 지난해 장내 대량 매각과 공시 문제로 한때 국내 거래소에서 퇴출되며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게임 업계 안팎에서는 김 의원이 대량의 위믹스를 보유하게 된 경위에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나 그 관계사의 '에어드롭'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에어드롭'은 코인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이벤트나 마케팅 차원에서 코인 보유자에게 투자 비율 등에 따라 신규 코인을 무상으로 주는 가상화폐 업계 용어다.
위믹스는 '미르의 전설' 시리즈 개발사인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112040]가 2020년 발행한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 관련 가상화폐다.
P2E 게임은 블록체인을 통해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가상화폐로 교환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게임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기반으로 여러 국내외 투자자·파트너사와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P2E 게임 라인업을 확장해왔다.
또 위믹스에 기반한 대체불가토큰(NFT),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서비스를 여럿 출시하며 게임을 하지 않는 투자자들로부터도 큰 주목을 받았다.
순항하는 듯 보였던 위믹스의 블록체인 사업은 지난해 1월 '위믹스 대량 매각' 논란으로 위기에 처했다.
위메이드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말까지 보유하고 있던 위믹스 2천271억원어치(약 1억800만 개)를 유동화, 즉 시장에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의 총발행량 한도를 10억 개로 잡았는데, 당시 유동화한 양은 10%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위메이드는 해당 금액이 '애니팡' 시리즈 개발사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 인수 등 위믹스 생태계 확장에 쓰였다고 해명했다.
또 향후 위믹스 유동화를 통한 자금 조달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위믹스 유통량과 사용 내역을 분기별로 공시하기 시작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생태계 확장을 이어가던 위믹스는 지난해 말 상장폐지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위믹스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소속 국내 원화 거래소에 상장돼 있었는데, 위믹스가 공시한 실제 유통 계획보다 많은 위믹스를 시장에 유통했다며 DAXA로부터 거래 중단(상장폐지) 처분을 받은 것이다.
위메이드는 여기에 불복해 법원에 DAXA를 상대로 상장폐지 결정을 무효화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위메이드가 '위믹스 달러' 발행을 위해 코코아파이낸스(KSD)에 담보로 맡긴 3천580만 위믹스, 디파이 서비스 '위믹스파이' 출시를 위해 유동성으로 공급한 159만918개 등 합계 3천739만918 위믹스가 초과 유통됐다고 보고 DAXA의 손을 들어줬다.
위메이드는 모든 위믹스의 발행·전송 내역은 누구나 블록체인 특성상 조작하거나 숨길 수 없으며, 발행량을 분기별 보고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거 불거졌던 논란에 더해 이번에 김남국 의원의 석연찮은 위믹스 대량 보유 정황이 드러나고, 급기야 P2E 게임 업계의 국회 '입법 로비설'까지 제기되며 위메이드를 둘러싼 의심의 눈초리는 쉽사리 거둬지지 않을 전망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김 의원이 스스로 모든 코인 지갑과 관련 계좌 명세를 공개할 가능성은 적다"며 "결국 거래내역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강제수사로 전환돼야 에어드롭 내지는 로비 의혹의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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