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채한도 협상 난항…"디폴트 근접만으로도 패닉 촉발"

입력 2023-05-11 10:51
美부채한도 협상 난항…"디폴트 근접만으로도 패닉 촉발"

JP모건 CEO "정치적 상황 때문에 실수 일어날 가능성 더 높아"

무디스 애널리틱스 "디폴트 장기화시 일자리 타격…워싱턴DC 등 피해 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66) 최고경영자(CEO)가 정치권 논의 교착 등으로 인해 연방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근접하는 것만으로도 재앙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펀치볼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는 패닉(공황)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그동안 봐왔듯이 패닉이 반드시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패닉에 빠지면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의 재현"이라면서 "이는 정말 피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치적 상황 때문에 실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면서, 미 정부의 보유현금이 바닥나는 'X-날짜(date)' 도달 전에 많은 경제적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등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또 디폴트에 도달하기 전 단계와 실제 디폴트 발생 등 두 가지 상황으로 구분할 수 있다면서 "미국의 채무 등급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디폴트 준비단계만으로도 나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의회가 정한 부채 한도 내에서 정부가 국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1년에는 막판까지 여야 타결이 이뤄지지 않아 국가 부도 위험까지 거론되고 국가 신용등급까지 하향 조정되는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올해의 경우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부채한도 상향을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주장하고 있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한도 상향은 조건 없이 진행하고 재정 개혁 문제는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를 만나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옐런 장관은 이르면 다음 달 1일 디폴트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2005년부터 JP모건 수장직을 맡으며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다이먼 CEO는 "언젠가 이러한 부채 한도 자체를 없애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조정 협상이 결렬될 경우 야기될 여파도 거론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최근 디폴트가 실제로 발생해 장기간 이어진다면 일자리 타격이 생기고, 그 여파는 지역별로 다를 수 있다고 전망하는 보고서를 내놨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보고서는 특히 연방정부 직원이 많은 워싱턴 DC 및 인근 지역의 피해가 클 것으로 봤다.

워싱턴DC의 경우 일자리 10만개당 4천133개의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시간주 실업률은 현재 4.1%에서 10.8%로 치솟고, 워싱턴DC(8.9%)·캘리포니아(8.7)·오하이오(9.5%) 등의 실업률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규모가 큰 캘리포니아(84만여명)·텍사스(56만여명)·플로리다(47만여명) 등의 일자리 감소 숫자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왔다.

보고서는 디폴트와 별개로 연방정부가 복지혜택이나 전기요금 등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기존 5%에서 10%로 높아졌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때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던 것들이 이제 실제 위협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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