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청정국 지위' 획득 불투명…한우 수출확대 차질예상
청주 농장 3곳서 구제역 발생…국내 확인은 4년4개월만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에서 4년 만에 구제역이 발생하며 우리나라의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획득이 불투명해졌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께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어 올해 한우 수출량을 지난해의 5배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으나, 이런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농식품부와 축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충북 청주시 한우농장 세 곳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됐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강해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감염된 동물은 입, 혀, 잇몸, 코 등에 물집이 생기고 체온 상승과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폐사한다.
국내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것은 2019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자, 지난해 세계동물보건기구에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회복을 신청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구제역 발생국으로 분류돼 있어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 국가에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을 수출하기 어려운데, 이런 제한을 풀겠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올해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면 마케팅을 본격화해 한우 수출 물량을 200t까지 끌어올리고, 수출 물량을 확대해 국내 소고기 가격 하락을 방어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난해의 경우 검역 문제로 인해 홍콩을 중심으로 한우를 44t 정도 수출하는 데 그쳤으나, 이의 5배 수준으로 수출량을 늘린다는 것이다.
당초 농식품부는 이달께 청정국 지위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날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실제 지위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제역 청정국으로 인정받으려면 최소 2년간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5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었으나, 같은 해 7월 구제역이 발생해 2개월 만에 지위를 잃었다.
한편 구제역이 더 확산할 경우 전국 축산농장 방역이 강화되며 유통에 일시적으로 차질이 생기고, 이에 따라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구제역 발생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축을 살처분하는 한편 전국 우제류 농장에 대해 전화 예찰을 실시한다.
또 청주시뿐 아니라 인접한 대전, 세종 등 7개 시·군의 우제류 농장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임상 검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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