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축소' 러 전승절에 "전장서도 구식 동원…우크라와 차이"
나토 군사위원장 "러, 아직은 구식 무기 대량 보유하고 있어 문제"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러시아가 최근 확 쪼그라든 전승절 열병식에 체면을 구긴 것과 관련, 전선에서도 무기 고갈 탓에 구식 무기를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당국자가 10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롭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군사위원회 회의를 끝낸 뒤 기자회견에서 축소된 전승절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의에 "러시아의 작전 전략상 오판 중 하나는 사흘 만에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가) 군수품을 제대로 구비하지 않았고, 전쟁 초반 며칠 만에 전선의 연료 부족 등이 발생했다"며 오판으로 시작한 전쟁 장기화로 "현재는 굉장히 오래된 장비를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그는 대표적으로 러시아군이 전선에 투입한 소련제 T-54 전차를 예시로 들었다. 해당 전차는 1954년 설계된 구식 모델이다.
다만 바우어 위원장은 "문제는 러시아가 T-54를 아직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향후 몇 달간 러시아는 무기의 양과 덜 훈련된 대규모 병력 동원 등 물량 공세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면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최신 무기 체계와 서방식 병력 훈련 등 전력의 질적 측면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것이 향후 몇달 간 보게 될 양국 전력의 큰 차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매체 아겐트스트보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개최한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병력 8천명을 동원해 2008년 이후 최소 규모를 기록했다.
전쟁 초반인 작년 1만1천명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있었다. 이를 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병력과 장비 손실을 크게 입은 가운데 대두된 안보 불안이 전국 각지의 전승절 행사 취소·축소로 이어진 것으로 외신은 분석한 바 있다.
바우어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도 우크라이나 군 당국자가 참석해 최신 전황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나토 최고 군사기구인 군사위원회는 나토 의사결정기구인 북대서양위원회(NAC)에 군사 정책 및 전략 관련 조언을 하고 나토군의 두 전략 사령관에게 지침을 하달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회원국이 된 핀란드를 포함해 나토 31개국 및 가입 절차가 진행 중인 스웨덴의 합참의장 등 군 지휘부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작년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신(新)전략개념 이행을 위한 세부 방안도 논의했다.
신 전략개념은 '360도 전방위 위협'에 대비해 나토 전 영토에 대한 억지·방위를 목표로 집단 방위 체제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나토 군사위원회는 러시아 및 테러리스트 세력 위협에 맞서 개별 회원국의 군사전략을 나토와 통합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이를 위한 세부적인 요건과 이행 방안에 합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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