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과거의 영광' 왓슨 브랜드로 기업용 AI플랫폼 서비스
왓슨, 2011년 퀴즈쇼서 인간 꺾으며 화제…"그때보다 비용 저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챗GPT 열풍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이 10여년 전 화제를 모았던 왓슨 브랜드를 활용해 기업용 AI 플랫폼 '왓슨X'를 출시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취재진과 만나 내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쓰려는 대기업 고객의 수요를 겨냥해 이러한 플랫폼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기업 고객들은 기존 기술을 미세조정하고 데이터를 통합하는 식으로 자체적인 AI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IBM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1천여명 규모의 컨설턴트를 배치할 계획이며,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모델이 만들어질수록 컨설팅 필요성도 줄어들 전망이라는 게 크리슈나 CEO의 설명이다.
독일 소프트웨어업체 SAP와 스페인 금융기업 BBVA 등이 초기 고객으로 참여하며, IBM은 7월부터 일반 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갈 계획이다.
IBM은 왓슨X를 위해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라이벌 업체 허깅 페이스와 협력하고 있다.
허깅 페이스는 소스 프로그램을 공개해 누구나 자유롭게 수정·재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소스 모델을 추구하며, IBM 측도 이에 대해 찬성 의사를 밝혔다.
한편 IBM이 개발한 왓슨은 2011년 미국 퀴즈쇼 '제퍼디'에서 인간 챔피언을 꺾고 우승했고 IBM은 왓슨이 인간 언어를 학습·처리한다고 홍보했지만, 고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상용화에 실패한 바 있다.
챗GPT의 성공 이후 기업들이 AI 활용에 집중하는 가운데, IBM은 이번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채택해 비용을 낮춘 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리슈나 CEO는 "100배 저렴해지면 매우 다른 매력이 생긴다"면서 "AI 모델을 만들기까지 첫 장벽은 높겠지만 일단 만들고 나면 이를 수백, 수천가지 다른 임무에 맞춰 조정하기는 매우 쉽고 비전문가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5년 이내에 일자리 7천800개를 AI로 대체하겠다는 IBM의 계획과 관련해 "(운용지원 관련 일부 일자리가 줄겠지만) 전체 고용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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