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일자리 뺏길까 우려하면서도 업무 위임은 원해"(종합)
마이크로소프트 업무동향지표 발표…'코파일럿' 새 기능도 공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근로자 절반 이상이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고용 안정성을 여전히 걱정하지만, 동시에 70% 이상이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AI에 일거리를 넘기고 싶어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0일 발표한 '업무동향지표 2023'를 통해서다. 지표는 한국을 포함한 31개국 3만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마이크로소프트 375에서 집계된 수조 건의 생산성 신호, '링크드인'의 노동시장 트렌드를 분석한 보고서다.
이는 AI가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우려를 AI에 과감하게 업무를 위임하는 방식으로 극복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설문 응답자의 59%(한국 57%)는 AI 발전에 뒤따라올 실직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지만, 70%(한국 74%)는 가능한 많은 업무를 AI에 위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행정업무뿐 아니라 분석과 창작 업무에도 AI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경향은 리더 그룹에서도 나타났는데, '직장에서의 AI 이점'을 묻는 말에 관리자들은 직원 생산성 향상(31%)을 가장 큰 이점으로 꼽았다. 이어 업무 자동화(29%), 직원 복지 향상(26%), 고가치 업무를 위한 환경 조성(25%)을 선택했다. 반면, 인력 감축은 16%로 전체 답변 중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발전이 사람과 컴퓨터 간 새로운 상호 작용 모델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리더 그룹의 82%(한국 동일)는 직원들이 AI 시대에 새로운 스킬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올 3월 기준, 미국에서 'GPT'를 언급한 링크드인 채용공고 수가 전년 대비 79%나 증가하기도 했다.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이날 종로구 중학동 사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다수 근로자가 이미 AI가 업무에 주는 이점을 잘 파악하고 있고, 기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며 "AI는 업무를 돕는 부조종사로서 완전히 새로운 업무처리 방식을 가져와 직원 개인의 창의적 업무를 돕고 조직의 성공을 도모할 것"이라고 했다.
근로자들이 쏟아지는 이메일과 채팅 등 데이터를 관리하느라 정작 창의적 업무에는 시간을 쏟지 못하는 것도 근로자와 AI 간 동맹 필요성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의 62%는 정보 검색,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해 창작이나 숙고, 사회적 협업에는 적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겸 이사회 의장은 "AI 기반의 도구들은 이러한 디지털 부채(Digital Debt)를 완화해 창의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과 '비바'의 신규 기능도 공개했다. 코파일럿은 대형언어모델 기반의 정교한 처리 및 조정 엔진이다.
먼저 '팀즈'의 화이트보드 기능에 코파일럿이 탑재돼 미팅과 브레인스토밍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파워포인트에는 오픈AI의 '달리'가 통합돼 사용자가 맞춤형 이미지 생성을 요청할 수 있으며 '아웃룩', '원노트', '루프', '비바 러닝' 등에도 코파일럿 기능이 추가된다.
또 일종의 데이터 지도인 '코파일럿용 시맨틱 인덱스'는 사용자 의도를 읽고 관련 정보를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선별된 고객사 600곳을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얼리 액세스 프로그램'을 제공, 피드백을 받아 지속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어 서비스는 아직 지원하지 않으며, 정식 출시일은 미정이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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