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동부 부족 충돌 사망자 60명 '잠정 집계'…소요는 진정세
"230명 부상·주택 1천700채 불타"…대피 주민, 군경 호위 속 귀가중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인도 북동부 마니푸르주에서 발생한 부족 간 유혈 충돌 관련 사망자 수가 60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9일(현지시간) ND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N 비렌 싱 마니푸르주 총리는 전날 "이번 폭력 사태로 인해 지금까지 약 60명이 숨졌으며 231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 1천700여채도 불탔으며 3만5천655명이 (폭동을 피해)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요와 관련해 당국이 사상자 수 등 피해 상황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망자 수와 관련해서는 그간 인도 매체들이 자체 추산을 통해 20∼54명 규모라고 보도해왔다. 일부 지역 정치인은 사망자 수가 70명에 이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싱 총리는 "폭력 사태의 배후에 있는 개인과 단체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주민에게도 대중교통의 흐름을 막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어 "평화를 회복하고 진정해달라"며 군경에게는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태는 하층민 우대 정책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걸린 부족 간 갈등으로 촉발됐다.
앞서 지난달 20일 마니푸르주 고등법원은 주정부에 주 내 최대 부족인 메이테이를 지정부족(ST)에 포함하는 안을 추진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메이테이 부족과 ST 소속 수십여개 부족 간 유혈 폭력 사태로 번졌다.
현재 인도 정부는 하층 카스트 등 취약 계층에 대학교 입학, 공무원 채용, 토지 구매와 관련해 정원 할당 등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카스트 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최하층 달리트(불가촉천민)는 지정카스트(SC), 소수 민족은 ST로 지정돼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번 법원 결정으로 메이테이 부족이 ST에 새롭게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이자 이미 ST에 편입됐던 이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며 격렬하게 반발, 유혈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이에 당국은 주 내 일부 지역에 통금령을 내리고 인터넷망을 차단하며 진화에 나섰다. 군과 전투경찰 병력 1만여명도 긴급 투입됐다.
군경이 적극적으로 치안 유지에 나서자 지난 주말부터 소요는 가라앉은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피했던 주민들도 군경의 호위 속에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로르호 S. 포제 마니푸르주 의원은 주민들의 자택 복귀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부족 지도자들도 평화 회담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