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주, 2008년 금융위기 전 고점 수준…"증시 하락 우려"
S&P 500 상장 금융기업 추종 지수, 지난주 2.64% 하락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은행권 불안 속에 미국 금융기업 주가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전이던 2007년 고점 수준에 머물면서, 일각에서는 고점 아래로 내려갈 경우 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상장된 금융기업들을 추종하는 지수는 지난 한 주간 2.64% 하락해 536.83을 기록했다.
고용지표 호조와 반발 매수세 등에 힘입어 5일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지난주 퍼시픽웨스턴은행의 지주회사인 팩웨스트 뱅코프 주가는 43%,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 주가는 27% 하락했다.
S&P500 금융기업 지수는 올해 들어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여파 등으로 3월 저점(505.96)을 찍은 뒤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붕괴로 지역은행 지급 능력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매도세가 강해졌다.
이 지수는 2007년 중반 510 수준을 찍은 뒤 2008년 금융 위기 여파로 급락해 2009년 3월 80 아래까지 내려간 바 있으며, 이후 2021년 1월 2007년 당시 고점을 회복하고 그 위에서 머물러왔다.
블룸버그는 이 지수가 2007년 고점 아래로 내려갈 경우 기술적으로 주식시장 전반에 추가 하락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은행들의 대출 축소 경향이 심해지면서 경제 침체 우려를 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펠 자산관리의 헤지펀드 매니저 짐 로펠은 "은행주 가격이 내려가면 강세장이 나올 수 없다"면서 "이는 올림픽 출전 선수가 다리에 콘크리트 블록을 달고 있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어드바이저스 자산운용의 스콧 콜리어는 4,136.25 수준인 S&P 500지수가 고평가 국면이라면서 3,600 이하로 내려가야 낙관적인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이어 "지속 가능한 상승장에서는 금융주들이 증시를 이끌어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면서 "롤러가 다가오는 위험 앞에서 푼돈을 줍지 말라"고 경고했다.
래퍼 텡글러 투자의 낸시 텡글러는 "일부 은행주들을 추격 매수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떨어지는 칼날은 떨어지게 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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