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협력과 미국의 '통합적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
美, 부시 행정부 이후 '확장된 NMD' 구축 지속 추진
北·中 탄도미사일 위협에 한·미·일 공동대응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도쿄와 서울이 더 긴밀해질수록 미국과의 미사일 방어도 더 통합적이고 실시간으로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셔틀 외교' 복원 등 한일 관계의 진전이 현실화되고 있는 최근 상황을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MD) 체계와 관련해 이같이 분석했다.
현재 미국의 MD 개념은 미국 전역을 방어할 수 있는 국가 미사일방어(NMD)체계와 세계 각지에 배치돼 있는 미군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전구 미사일방어(TMD) 체계를 융합한 '확장된 NMD'를 의미한다. 이는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확립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공격으로부터 미 본토를 방어하는 한편 지역적 차원에서 단·중거리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미군과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범위를 동아시아로 좁히면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으로부터의 탄도 미사일 위협을 방어하는 것이다.
특히 2010년을 고비로 미국은 기존의 러시아 외에 중국을 전략 경쟁자로 설정하고 철저하게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THAAD·사드)를 주요 지역에 배치했다.
2008년과 2009년 미 본토에 배치한데 이어 2013년엔 괌에 배치했고, 일본과 이스라엘, 튀르키예 등에는 사드 조기경보레이더를 배치했다. 2016년 한반도를 뒤흔든 한국의 사드 배치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국의 사드 배치를 배치하면서 미국은 '북핵과 미사일' 방어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레이더 탐지 거리가 2,000km가 넘는 엑스 밴드(X-band) 레이더에 대한 위협감은 중국이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2016년 7월 8일 "이 지역에서의 전략적 균형이 파괴되고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이 훼손되며, 안보딜레마 현상을 겪게 된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더욱 강력하게 중국을 압박한 미국은 2019년 공군에서 병력을 떼내어 우주군을 창설했다. 우주군 사령부의 책임에는 '100km 이상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도 포함돼있다. 사드가 바로 우주군의 가장 중심 방어체계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22일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우주사령부를 신설했다.
동아시아 지역의 MD 방어체계를 강력하게 구축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그 핵심 동맹인 일본, 그리고 한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상호 연계성이 강화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미 미국은 한국, 그리고 일본과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미군이 개발한 전술데이터 연결체계인 '링크-16'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미사일 표적 탐지와 좌표 확인까지 유기적으로 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이처럼 미국은 전지구적 MD 체계 구축과 동아시아에서의 중국,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유기적 연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일본과 한국의 동맹인 미국은 한일 정상회담 뉴스를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되고 안전한 인도·태평양을 발전시키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라 할 수 있다.
WSJ도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미국의 MD 강화와 연결해 분석한 뒤 "이는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동맹의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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