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가액 산정방식 유연해진다…외부평가 전제 자율화
금융위, M&A 지원방안 발표…의무공개매수 적용 예외 규정도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정부가 기업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고자 비계열사 간 기업 합병의 합병가액 산정 방식을 유연화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기업 M&A 규제 개선, M&A를 통한 기업 구조조정 지원 강화를 포함한 '기업 M&A 지원방안'을 7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최근 M&A 시장 위축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신성장 동력 확충 및 경제 역동성 제고를 위해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장법인의 합병가액 산정이 시가를 기준으로 하는 게 원칙이어서 진정한 기업가치를 반영하기 어렵고 시장의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에 대한 개선 방안이다.
금융위는 비계열사 합병은 대등한 당사자 간 거래라는 특성 등을 고려해 합병가액 산정 방법을 자율화하고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제3자 외부평가를 원칙적으로 의무화하기로 했다.
계열사 간 합병은 대주주 위주 의사결정 등으로 인한 일반주주 피해 우려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합병가액 산정방식 유연화는 공시 확대, 외부평가 규율 강화 등과 함께 추진해 자의적 산정이 아닌 적정가액에 대한 충실한 검토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규제 회피 목적으로 비계열사 간 합병으로 위장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1년 이상 비계열사 관계에 있는 합병의 경우에만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2월에 발표한 상장사 M&A시 잔여지분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과 관련해서는 기업 구조조정 등 신속하고 효율적인 M&A의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고려해 제도를 합리화한다.
기업이 의무공개매수 대상이자 기업결합신고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의무공개매수 시점을 유예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업결합 심사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무공개 매수를 진행할 경우, 향후 기업결합 불승인 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의견을 고려한 조치다.
또 기업 구조조정 등 정책 목적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의무공개매수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앞서 발표한 바대로 공개매수 시 사전 자금확보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신뢰성 있는 인수금융기관 등의 대출확약 및 LP(사모펀드에 자금을 위탁하는 투자자)의 출자이행 약정을 공개매수의 자금확보 증명서류로 인정해 공개매수자의 자금조달 비용을 경감한다.
해외우수기업 M&A 지원 프로그램, 소규모 M&A 활성화를 위한 대출 및 펀드 신설 등을 통한 정책금융의 전략적 M&A 지원기능도 강화한다.
금융위는 "M&A 지원과제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하위 규정개정을 통해 가능한 사항은 연내 마무리할 것"이라며 "법무부와의 협업을 통해 올해 하반기 중에 기업 M&A 지원과 관련된 추가 정책과제를 발굴해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rch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