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검토' 팩웨스트 주가 40%↓…지역은행들 줄줄이 급락
웨스턴 얼라이언스도 매각 가능성 보도에 20% 이상↓…회사측은 부인
JP모건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에도 투자자 우려 여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팩웨스트 뱅코프(이하 팩웨스트)를 비롯해 미국 지역은행들의 주가가 4일(현지시간) 줄줄이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서 이날 오후 1시 27분(동부시간) 현재 팩웨스트 주가는 전날보다 39.88% 하락했다. 이날 오전 한때는 59.97%까지 떨어졌다가 점차 낙폭을 줄이고 있다.
팩웨스트의 주가 하락은 전날 이 회사가 전략적인 선택 방안으로 매각 가능성과 자본금 확충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영향이다.
이후 팩웨스트는 성명을 통해 여러 잠재적인 투자자 및 파트너와 여전히 논의 중이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계속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팩웨스트는 지난주 1분기 실적으로 예금 수신액이 50억달러(약 6조6천325억원) 이상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로 영업하는 팩웨스트는 약 70개의 점포를 갖고 있으며 자산은 약 440억 달러(약 58조5천억 원) 규모다.
펙웨스트 외 다른 지역은행들도 이날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가 장중 26% 하락했고, 트레이크시티의 자이언즈 뱅코프가 12%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는 이날 오전 회사 전체 또는 일부 사업의 매각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가 나오면서 한때 62%까지 폭락했다가 회사 측이 이를 공식 부인하면서 낙폭을 줄이고 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는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전략적인 선택을 위해 자문사를 고용하지도 않았다"며 관련 보도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 회사는 전날에도 성명을 통해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매각 및 최근의 업계 뉴스 이후 비정상적인 예금 흐름을 경험하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하지만 미 지역은행 업계에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 지역은행들의 고객 기반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SVB에 이어 파산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최근 연방 규제당국의 개입으로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에 인수됐지만, 금리 상승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속에 타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정시키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짚었다.
투자은행 KBW의 톰 미쇼 최고경영자(CEO)는 CNBC 방송에 출연해 "실리콘밸리은행이 36시간 만에 예금의 75%를 잃었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이 매우 긴장하는 것 같다"며 "세상에 그런 것을 버틸 수 있는 은행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테네시에 기반을 둔 퍼스트 호라이즌 은행은 TD은행과의 합병 합의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30% 넘게 떨어졌다.
두 은행은 합병 철회 이유에 대해 TD은행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며 퍼스트 호라이즌 은행과는 관련이 없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