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오늘 대관식…영국 왕실 70년 만의 초대형 이벤트
웨스트민스터 사원서 거행…국가원수급 약 100명 등 2천200여명 참석
'황금마차'와 군인 4천여명 등 행렬…왕비 왕관과 옷 등은 재사용
1천년 전통 골격 유지하면서도 다양성 존중·환경보호 등 시대정신 반영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6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정식으로 알린다.
찰스 3세는 작년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직후에 왕위를 승계했으며, 8개월간 준비를 거쳐 무게 2㎏이 넘는 왕관을 쓴다.
엘리자베스 여왕 대관식 이후 70년 만에 치러지는 찰스3세의 대관식은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큰 초대형 이벤트다.
화려한 예식과 오랜 전통에 기반한 종교의식으로 국왕의 위용을 드러내고, 신의 선택을 받은 존재로서 왕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기회다.
커밀라 왕비도 이날 대관식을 기점으로 '왕의 배우자'(Queen Consort)에서 드디어 '왕비'(Queen) 칭호로 불리게 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은 1066년 윌리엄 1세부터 시작했으며, 찰스 3세는 이곳에서 대관식을 치르는 40번째 국왕이다.
대관식 참석자는 약 2천200여명으로 여왕 때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국가원수급 약 100명을 포함해서 세계 203개국의 대표가 초청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하고 그 밖에 프랑스 대통령, 영연방 국가 수장 등이 직접 자리를 지킨다.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하는 한덕수 총리는 4일 영국에 도착했다.
여왕 대관식 때와 달리 주요국 국왕들도 참석한다.
귀족은 확 줄어든 반면 '코로나19 영웅' 등 지역사회 봉사자, 찰스 3세 부부의 사회복지재단과 인연이 있는 인사 등이 대관식을 지켜본다.
왕실과 결별하고 갈등 관계인 해리 왕자는 부인 메건 마클 없이 혼자 온다.
찰스 3세 부부는 오전 11시 대관식 시작에 앞서 오전 10시 20분 버킹엄궁에서 출발한다.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와 국왕 호위대 약 200명 등으로 구성된 '왕의 행렬'은 더 몰과 트래펄가 광장을 거쳐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한다.
대관식 예식은 영국 국교회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하며, 골격은 전통을 그대로 따른다.
그중에 700년 된 대관식 의자에 앉아서 성유를 바르는 의식은 신과의 내밀한 순간으로 여겨서 대중에 공개하지 않는다.
성유 의식이 끝나면 찰스 3세는 레갈리아라고 불리는 왕의 물품들을 걸치고 대관식 왕관을 쓴다.
대관식에는 현대 영국 사회를 반영해서 다양성과 친환경 가치가 강조된다.
다양한 종교와 언어를 포용하고 여성, 흑인 등에게도 주요 역할을 부여한다.
커밀라 왕비가 첫 결혼에서 얻은 자손들이 명예시동으로 참여하는 것도 현대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찰스 3세 국왕의 맏손자 조지 왕자(9)도 명예시동이 된다.
왕비의 왕관, 예복 일부와 장갑, 의자 등은 새로 제작하지 않고 선대 왕과 왕비들의 것을 재사용한다. 성유는 동물친화적 재료로, 초청장은 재생용지로 만들었다.
대관식이 끝나면 종이 울리고 예포가 발사된다. 버킹엄궁으로 돌아가는 '대관식 행렬'은 오후 1시께 출발한다. 국왕 부부는 '황금마차'를 타고 영국과 영연방 군인 약 4천여명을 뒤따라 약 2㎞ 구간을 되돌아간다.
마지막으로 찰스 3세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가족 등이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대중에 인사하고 이때 공군기 등이 분열 비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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