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몰디브와 국방협력 강화…중국 견제용?
印 국방장관, 몰디브 방문해 고속순찰정·상륙정 제공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가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 해양경비용 고속순찰정과 상륙정을 무상 제공하는 등 국방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인도의 중국 견제용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와 힌두스탄타임스 등은 4일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이 지난 1일 사흘 일정으로 몰디브 수도 말레를 방문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싱 장관은 방문 이틀째인 2일 자국에서 생산한 고속순찰정 1척과 상륙정 1정을 몰디브에 무상 제공하는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몰디브 측에서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과 마리야 디디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고속순찰정은 몰디브 해양경비대의 기존 순찰정을 대체하는 것이었다. 몰디브의 기존 순찰정은 인도가 2006년 2월 역시 무상 제공한 것으로 인도 측이 그간 수리 등을 해줬으나 이제는 낡은 데다 근해까지 진출하지 못해 교체 필요성이 대두돼왔다.
이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해 8월 자국을 방문한 솔리 대통령에게 기존 순찰정 교체를 약속했다.
순찰정 교체에 대해 몰디브 측은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며 인도에 감사를 표했다.
디디 장관은 몰디브로서는 해안 주변 바다를 운항할 수밖에 없는 기존 순찰정으로 불법 어업, 마약 밀거래, 무기 및 인신매매, 기름 유출 등을 제대로 감시하기 힘들었다며 새로 제공받은 순찰정으로는 바쁜 속도로 각종 불법행위를 감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싱 장관과 디디 장관은 3일에는 양국이 국방과 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합의도 했다. 그러면서 인도양 해역에서 중국 영향력이 커지지만, 국제법 존중과 법에 의한 질서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했다.
두 장관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이 역내 평화와 안정, 안보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공통의 안보 위협에 함께 대처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했다.
싱 장관은 몰디브를 돕겠다는 인도의 약속은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면서 몰디브에 대한 고속순찰정 등의 제공은 인도양 해역 평화와 안정을 향한 양국의 공유된 약속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다.
몰디브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관련해 거액을 빌린 바람에 엄청난 빚에 시달려왔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관광 의존도가 높은 몰디브 경제가 크게 흔들렸다.
이에 인도는 수차례 몰디브에 자금지원을 하고 코로나19 백신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몰디브 끌어안기'에 공을 들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양국간 국방협력 강화는 인도양 해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인도 남서쪽 인도양에 위치한 몰디브는 2022년 기준으로 인구가 약 39만명이며 국토는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26개 환초로 이뤄져 있다. 섬의 총수는 1천192개이며,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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