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사장 "2028년 슈퍼컴 만들겠다…5년내 TSMC 따라잡을 것"(종합)
삼성전자 대표이사 취임후 첫 학생 대상 강연…KAIST 방문
"'실패할 자유 보장'이 경쟁력 원천"
"미중 갈등으로 생긴 변곡점 기회로 만들어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반도체 미래 인재를 직접 찾아 나선 경계현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2028년까지 메모리 반도체가 중심이 되는 슈퍼컴퓨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4일 오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했다. 경 사장이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에 나선 것은 대표이사 취임 후 처음이다.
경 사장은 강연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을 만들어 가는 일이 삼성전자 DS 부문이 지향하는 바"라며 "이를 위해 엔지니어들의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종합기술원에서 2028년까지 메모리가 중심이 되는 슈퍼컴퓨터를 한번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국내에는 슈퍼컴을 직접 설계하고 꾸며본 분들이 없다"며 "지금은 미국에 중심을 두고 외국인을 고용해서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슈퍼컴퓨터를 꼽고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슈퍼컴퓨터 개발 목표 시점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안에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경 사장은 "파운드리는 우리가 1등이 아니고 TSMC가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며 "냉정히 얘기하면 4나노(㎚, 10억분의 1m) 기술력은 우리가 2년 정도 뒤처졌고, 3나노는 길이 다르지만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Gate-All-Around)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까지 계획 중이다. 반면 TSMC는 작년 12월 기존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의 3나노 양산을 공식화했다.
경 사장은 "2나노로 가면 TSMC도 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게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중국 팹(공장) 투자에 대해 허락이 필요하긴 하지만 우리 전체 사업의 영향을 줄 만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변곡점을 잘 헤치면 기회가 있고 잘못하면 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변곡점을 기회로 만드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경 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스스로 주인공으로서 결정할 수 있고, 실패할 자유가 보장되는 '심리적 안전감'이 DS 부문의 문화"라며 "이를 바탕으로 행복하게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회사 경쟁력의 원천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엔지니어와 회사 모두 지속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고자 한다"며 "여기 참석한 재학생도 꿈과 행복을 삼성전자 DS 부문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KAIST와 2006년 재학생 대상 장학생 선발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2022년에는 연간 100명 규모의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등 인재 양성 규모가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KAIST를 시작으로 향후 다른 학교에서도 강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KAIST를 포함한 국내 대학 7곳에서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등 반도체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하는 등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와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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