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파월 매파발언에도 "6월 금리동결"…인하 전망은 엇갈려
인하 시점 놓고 의견 팽팽…"연내도 가능" VS "올해 긴축 계속"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국내 증권가는 4일 미국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 완화에 선을 긋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들이 나왔음에도 '6월 기준금리 동결'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다만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을지는 의견이 엇갈렸다.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과 과도한 기대를 차단하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은 3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기로 결정했다.
3차례 연속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로 올랐다.
그러나 증권가는 금리 인상 자체보다 성명의 문구 변화에 촉각을 세웠다.
연준은 성명에서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는 가이던스를 삭제했다.
이를 두고 시장은 연준이 추가 긴축 가능성을 언급한 표현을 삭제하면서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며 오는 6월 FOMC부터는 금리 인상 중단을 검토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FOMC는 6월부터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고 있다"며 "추가 인상 단행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헤드라인 물가 둔화 흐름, 근원물가 상승세 약화 가능성, 노동시장 약화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금리 동결 이후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한쪽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완만하지만 임금 상승률의 꾸준한 둔화가 서비스 물가 안정화를 촉진하면서 오는 4분기 들어 실제 인플레이션율이 연준의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를 전제로 연준은 올해 6월부터 금리 동결로 전환하고 연말부터는 장기균형 금리로의 수렴 과정에 착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연구원도 "물가 흐름이 연내 연준의 '2% 물가' 목표치에 근접하기는 어렵게만 은행권 위기에서 파생된 실물경제의 위축이 이어지면 3%대 물가 범위에서도 연준이 성장에 무게를 두고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며 연말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그러나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김명실 연구원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성명서와 달리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은 여전히 매파적 태도가 강했다"면서 "시장 기대처럼 연내 금리 인상은 중단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 이내에 진입하기 전까지 양적 긴축(QT) 정책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 역시 "여전히 높은 물가에 대한 부담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과거처럼 금리 인상 후 동결을 긴축 사이클의 '종료'로 평가하기보다, 가파르게 이뤄졌던 긴축 일정 중단의 의미로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며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시장과 연준 간의 시각차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향후 근원물가의 둔화 기조나 경기 지표의 반등을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과 연준 간의 '시소게임'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연준과 관련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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