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암모나이트 주성분은 '바보들의 금' 아닌 인산염 광물
포시도니아 화석 성분 분석, 금빛 내는 황철석 외려 드물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고생물의 유해를 보존하고 있는 화석 중에는 황금처럼 반짝거리는 것도 있다.
금으로 오해하기 쉬워 '바보들의 금'(fool's gold)이라고도 불리는 황철석(黃鐵石)으로 만들어진 화석일 것으로 여겨져 왔는데, 오히려 그런 성분 없이 인산염 광물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3일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잭슨 지구과학부 부교수 로완 마틴데일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독일 '포시도니아 셰일'(Posidonia shale)의 황금빛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지구 과학 리뷰'(Earth Science Reviews)에 발표했다.
포시도니아 셰일은 해저에서 쌓인 점토가 굳어 만들어진 흑색 셰일(泥板巖) 안에 쥐라기 초기의 해양 생물이 화석으로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꼽힌다.
이곳의 화석은 약 1억8천30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어룡(ichthyosaur)의 배아나 오징어의 먹물주머니 등과 같은 연한 조직까지 잘 보존된 희귀 화석이 발굴됐다.
연구팀은 이들 화석이 특별히 잘 보존된 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전자현미경으로 화학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화석에서 주성분이 인산염 광물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금빛을 내는 황철석 결정은 화석 주변의 흑색 이판암에서나 미세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틴데일 부교수는 "화석 발굴 현장에서는 금색 암모나이트가 검은 이판암 안에서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면서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금빛 화석에서도 황철석 성분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나올 정도로 드물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황철석이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형성되고 인산염 광물은 산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분석했다.
산소가 희박한 해저는 부패가 진행되고 포식자가 드물다는 점에서 화석이 형성될 수 있는 조건을 갖췄지만 화석 형성에 필요한 화학적 반응은 산소가 가져다주는 것이라는 점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화석이 잘 보존된 이른바 '보존 라거슈테트'의 지구화학적 조건을 분석한 앞선 연구를 보완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포스도니아 셰일 화석이 산소가 없어 잘 보존됐다는 기존 가설과는 상반된 것이다.
논문 공동 저자인 잭슨 지구과학부 박사과정 대학원생 신지니 신하는 "산소가 없는 환경이 예외적으로 뛰어난 보존 상태를 가져오는 것으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으나 직접적으로 돕지는 않는다"면서 "화석화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는 환경을 만드는 방식으로 돕기는 하지만 화석 보존을 강화하는 것은 산소 처리"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산소화가 인산염 및 다른 광물과 함께 화석의 빛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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