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공격받을라' 전승절 열병식 줄줄이 취소
"우크라 대반격 임박설 속 러 군사적 취약성 인정"
6개 지역 넘어 모스크바 등 공군 퍼레이드까지 취소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러시아의 여러 지역에서 전승절(5월 9일) 열병식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우려로 속속 취소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 주지사가 안전 우려로 전승절 열병식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러시아에서 이날까지 전승절 열병식을 취소한 지역이 최소 6곳이라고 전했다.
사라토프주는 우크라이나 국경으로부터 약 644㎞ 떨어져 있다.
가디언은 러시아의 잇따른 전승철 취소에 대해 "러시아가 군사적 취약성을 분명히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뿐 아니라 러시아 내 벨고로드, 쿠르스크, 보로네시, 오룔, 프스코프에서 전승절 열병식이 취소됐다.
러시아 전승절은 1945년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 정권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날을 기념한다.
매년 전승절에 러시아 전역에서 진행된 열병식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군사력을 과시하는 기회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1년 2개월 넘게 이어지고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봄철 대반격'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지난달 29일에는 크림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 있는 유류 저장고가 우크라이나의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으로 불에 타는 사건이 있었다.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병참 기지를 파괴한 것은 우리군의 반격을 위한 준비 중 하나"라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이 수도 모스크바와 2대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징후가 있다.
작년 12월 모스크바에서 약 241㎞ 떨어진 랴잔의 공군 비행장이 드론 공습을 받았다.
지난주 모스크바 안보당국은 전승절 열병식을 준비하기 위해 2주 동안 붉은 광장을 일반에 개방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열병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텔레그램 매체 바자(BAZA)는 러시아 국방부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각각 열릴 전승절 열병식에서 상공의 공군 퍼레이드를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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