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화·TV 작가들 파업…인기 토크쇼, 결방하거나 재방송
방송인들 지지 표명…백악관 "협상 테이블 머물러야" 촉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할리우드 영화와 방송 프로그램 작가들로 구성된 미국작가조합(WGA)이 2일(현지시간) 파업에 들어가면서 인기 TV 토크쇼 등이 잇달아 결방한다고 AP통신과 CNN 등이 전했다.
NBC 채널의 '더 투나잇 쇼', ABC의 '지미 키멀 라이브', CBS의 '더 레이트 쇼' 등 심야 토크쇼 프로그램들이 이번 주 신규 방송을 하지 않고 과거 방송분을 다시 틀기로 했다.
WGA 소속 작가 1만1천500여명은 이날부터 파업을 시작하며 집필을 중단했고, 조합원들은 "계약이 없으면 콘텐츠도 없다"는 문구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뉴욕 NBC 등 방송사와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의 영화사 스튜디오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NBC의 '레이트 나이트' 진행자인 세스 마이어스와 '더 투나잇 쇼' 진행자인 지미 팰런은 작가들의 파업을 존중한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더 레이트 쇼'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는 전날 방송에서 "모두가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작가들의 요구가 비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작가들의 파업 중에도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WGA 차원의 총파업은 2007년 이후 약 16년 만이다.
WGA 협상위원회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 산하 넷플릭스, 아마존, 애플,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NBC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소니 등과 기존 협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 6주 동안 임금 인상 교섭을 벌였지만, 전날 최종 결렬되면서 파업을 선언했다.
WGA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으로 콘텐츠 붐이 일었지만, 작가들의 처우와 노동환경은 더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제작 분량이 많아지면서 노동 강도가 커진 반면, 작품 재판매 수익을 지급하는 재상영분배금(residual)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임금 인상과 함께 제작사 측이 일정 기간 작가 고용 규모를 유지하며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파업이 장기화하면 TV 프로그램과 할리우드 영화 제작에 연쇄적으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 WGA 파업이 할리우드 노동쟁의의 서막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감독조합과 미국배우방송인조합(SAG-AFTRA)의 AMPTP 상대 계약도 오는 6월 만료되는데, 이들 역시 동일한 문제를 놓고 파업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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