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IPEF에 위기시 핵심광물 빌려쓰는 스와프 도입해야"

입력 2023-05-03 06:18
美싱크탱크 "IPEF에 위기시 핵심광물 빌려쓰는 스와프 도입해야"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硏 보고서 "스와프로 경제 강압에 공동 대응"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달러화가 부족할 때 다른 국가에서 빌려 쓰는 통화 스와프 같은 장치를 핵심광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미국 싱크탱크가 제안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의 여한구 연구위원과 웬디 커틀러 부소장은 2일(현지시간) 정책보고서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역내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어느 한 국가도 공급망 교란을 혼자 감당할 수는 없어 유사 입장국의 집단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IPEF 차원에서 주요 품목 공급망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과 '위기 대응 장치'를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IPEF는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제어하려고 출범한 경제협력체로 미국, 한국, 일본, 호주 등 14개국 참여하며 무역, 공급망, 청정경제, 공정경제 등 4개 분야를 다루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특히 배터리와 청정에너지 등 첨단산업에 중요하며 일부 지역에 집중돼 지정학적 가치가 큰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가 중요하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IPEF 회원국이 평소 비축해둔 핵심 제품, 광물, 소재를 위기 시에 공유하는 스와프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보고서에서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가 부족해지자 한국과 일본이 자국이 수입하기로 한 중동산 액화천연가스(LNG) 일부를 유럽으로 돌린 사례를 들면서 이런 조치를 IPEF 내에 제도화하면 다른 국가의 경제적 강압에 공동 대응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IPEF 회원국 전체가 공급이 부족하면 스와프의 효과가 제한적이겠지만, 적어도 대응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IPEF 차원에서 EU나 세계무역기구(WTO)와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미국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핵심광물이 풍부한 국가들과도 광물 협정을 체결해 이들 국가에서 조달한 핵심광물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보고서에서는 평소 공급망 상태를 감시하고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이상 상태를 최대한 빨리 감지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도 제안했다.

또 일본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을 통제한 것을 예로 들며 IPEF 회원국이 임의로 다른 국가의 공급망을 교란하지 않도록 지침을 마련해야 하며, 수출통제를 언제 얼마나 오랫동안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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