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구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인사, 86일 단식 끝 사망
가자지구서 이스라엘로 로켓 발사…팔레스타인 무장정파, 보복 시사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테러 혐의로 이스라엘에 구금되어 있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고위급 인사가 86일간의 단식 끝에 사망하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교정 당국은 2일(현지시간) 닛잔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고위급 인사 카데르 아드난(45)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아드난은 이날 감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응급 처치 후 병원으로 후송돼 사망 판정을 받았다.
지난 2월 테러 혐의로 체포돼 수감된 아드난은 86일간 단식 투쟁을 벌여왔으며, 진료와 치료 등을 거부해왔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 출신인 아드난은 이스라엘에 무력 저항해온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으로 활동하면서 12차례나 체포돼 8년 이상 구금됐었다.
정식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는 '행정 구금'에 항의해온 그는 지난 2015년에는 55일간 단식 투쟁했었다.
이스라엘 당국은 고통스러운 장기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는데, 아드난처럼 단식 중에 사망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아드난의 변호사는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한 달 전에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병원으로 후송을 요청했지만, 당국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아드난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을 향해 3발의 로켓이 발사됐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남부 사아드 키부츠에서 경보가 울렸지만, 포탄이 공터에 떨어져 피해는 없었다.
이슬라믹 지하드는 성명을 통해 "점령 세력(이스라엘)은 아드난의 사망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총파업을 촉구했다.
하마스 대변인인 하젬 카셈도 아드난의 죽음을 '이스라엘 당국의 냉혹한 처형'이라고 규정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 범죄를 그냥 묵인하지 않을 것이며, 혁명과 저항의 길이 확대될 것"이라고 보복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추가적인 교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에 들어갔으며, 로켓 발사에 대한 보복 공습 가능성도 커졌다고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이스라엘 인권 단체인 하모케드는 지난달 현재 정식 기소 또는 재판 절차 없이 구금된 사람이 1천16명으로 2003년 이후 20년만에 최다라고 밝혔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이스라엘 군법상 6개월 단위로 구금을 무제한 연장할 수 있는 이른바 '행정 구금' 대상이 된 팔레스타인 주민이다. 이스라엘 유대인은 4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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