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 선수 출전에 세계유도선수권 기권
"러 대표팀 대다수는 현역 군인…IOC 가이드라인 위반"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7∼14일(현지시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이 허용되자 대회를 기권했다고 AFP 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는 국제유도연맹(IJF)이 이번 대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유도 선수들을 개인 자격이자 중립국 소속으로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 유도 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 대표팀의 대다수는 현역 군인"이라며 "러시아군은 여전히 우리 영토에서 잔인한 전면전을 벌이고 있으며, 매일 우리 도시와 주택을 포격하고 민간인과 어린이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맹은 이번 결정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3월 28일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 파리올림픽 종목별 예선전 출전과 관련해 발표한 새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IOC는 두 나라 선수들이 자국 대표가 아니라 개인 자격이자 중립국 소속으로 파리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양국 선수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지지하지 않아야 하고, 군대와 관련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같은 조건에 맞지 않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올림픽 예선전에 나설 수 없도록 규제했다.
2019년 세계유도선수권대회 여자 48㎏급 챔피언이자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우크라이나의 유도 선수 다리아 빌로디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매일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죽이는 테러 국가의 군인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썼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발발한 뒤 러시아와 침공 조력국인 벨라루스 선수들은 여러 종목에서 제재를 받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넘어 장기화하자 IOC는 국적으로 선수를 차별하는 것은 올림픽 취지에 어긋난다면서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을 개인 자격이자 중립국 소속으로 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IOC의 이 같은 결정은 두 나라의 올림픽 참가 배제를 강력히 요구해온 미국과 교전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외면한 것으로, 우크라이나는 내년 파리올림픽 보이콧 가능성을 내비쳤다.
러시아 정부 역시 IOC의 가이드라인은 차별적 요소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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