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30만명 노동절 집회…독일 총리 "모든 노동 존중돼야"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노동절을 맞은 1일(현지시간) 독일 전역에서는 30만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기념집회를 열고, 노동쟁의권 제한 반대, 주4일제 도입, 산업별 협약임금 적용, 최저임금 인상 등을 촉구했다.
야스민 파히미 독일노동조합총연합(DGB) 위원장은 이날 쾰른에서 연 노동절 집회에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연합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일부 주요 산업에서의 쟁의권 제한 필요성을 일축했다.
파히미 위원장은 "주요 산업 노동자들은 체제 유지에 중요하기 때문에 노동쟁의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들에게 충분한 임금을 지급할 만큼 체제 유지에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독일에서는 최근 31년만에 공공운수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끝에 월 급여 200유로 인상과 임금 5.5% 인상 등을 담은 산별 노사임금협상이 타결됐다. 다만, 총파업 과정에서 철도와 하늘길 등이 일제히 마비되면서 일부 산업의 노동쟁의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르크 호프만 독일 금속노조 IG메탈 위원장도 이날 베를린에서 연 노동절 집회에서 "우리는 노동쟁의권에 대한 제한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파업은 경제적, 정치적 압박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에서 모두 28만8천여명이 참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코블렌츠에서 열린 독일노총 집회에서 "모든 형태의 노동을 존중하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기술자나 IT 전문인력뿐 아니라 직업교육 없이 가게나 병원, 요양소,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모두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에 대한 존중은 우리가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함께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이어 독일 경제와 일자리 안정, 연금과 사회보험의 미래를 보장하는 이민 노동자들의 의미를 부각하면서 "독일에서 노동력으로 필요한 이민자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또 기업들에 전문인력만 찾지 말고, 젊은이들에 대한 직업교육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독일 슈투트가르트 노동절 집회에서는 경찰과 시위대 간에 충돌이 이뤄졌다. 경찰은 이날 폭죽과 돌 등을 던지는 시위대를 상대로 페퍼 스프레이와 곤봉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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