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내 AI 대응 온도차…'규제' 유럽 vs '활용' 미일
'동상이몽' G7 디지털·기술 장관 회의 공동성명
중국·러시아 견제엔 일치…'민주주의·인권' 강조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지난달 29∼30일 일본 군마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디지털·기술 장관 회의에선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의 활용 및 규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G7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에 관한 국제 기준을 마련하자는데는 합의했지만, 규제를 강조하는 유럽과 활용에 무게를 둔 미국과 일본 사이에 온도 차가 드러났다.
G7은 AI 등 신기술 이용과 관련해 ▲법의 지배 ▲민주주의 ▲인권 ▲적절한 절차 ▲기술 혁신 기회로 활용 등 5가지 원칙에 합의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한 것은 AI 개발에 적극적인 중국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민 감시와 여론 조작에 악용되지 않도록 중국과 러시아 등을 염두에 두고 견제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G7은 '신뢰성 있는 자유로운 데이터 유통'(DFFT·Data Free Flow with Trust) 촉진을 위한 틀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국경을 초월해 개인과 기업이 정보를 교환할 때 활용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국제적인 틀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챗GPT와 같이 문장과 영상을 만드는 생성형 AI는 편리성 때문에 이용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과 저작권 침해 등의 문제도 드러나 일정한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G7은 이번 회의에서 총론에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규칙을 가지고 규제할 것이냐는 각론에는 발을 들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는 "새로운 법에 따른 엄격한 대응을 지향하는 유럽연합(EU)과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는 미국과 일본 사이에 타협 전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U는 2021년부터 유럽 각국의 법률이 될 AI 규칙을 논의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고위험'으로 분류해 엄격한 규제 대상으로 삼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기업 측의 자율 규제와 관민 가이드라인과 같은 법률에 기반하지 않은 대응을 지향해왔다.
이번 G7 디지털·기술 장관 회의 의장인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은 "인류의 가능성을 넓히는 새로운 기술의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인식과 동시에 적절한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회의가 끝난 뒤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책임 있는 AI'의 추진을 위해 국제적인 기술 표준의 마련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과 함께 유럽과 미일 양측의 서로 다른 견해가 사실상 병기됐다.
아사히신문은 "'동상이몽'의 합의가 된 각료 선언(공동성명)"이라고 평가한 뒤 "AI를 둘러싼 각국의 줄다리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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