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의 단교는 시기 문제"…파라과이 대선 향배 '촉각'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의 대선을 앞둔 가운데 대만과 파라과이의 단교가 시기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도 마시(Fernando Masi) 전 파라과이 산업통상부 및 재무부 수석 고문은 28일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실이 개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파라과이가 중국 시장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의견을 밝혔다
마시 전 수석 고문은 "누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언젠가는 중국과 수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 대국인 중국과 수교하지 않는다는 것은 "유럽연합(EU)이나 미국과 국교를 맺지 않는 것과 같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파라과이 국민의 삶의 질 저하, 재정 부족 및 심각한 부패 등의 3가지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파라과이에 대한 대만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없었으며 대만이 무상 원조한 공공건설자금은 파라과이에 실질적인 도움이 없는 '상징적 의미'만 있다고 덧붙였다.
마시 전 수석 고문은 파라과이가 대만 대신 중국을 선택한다면 중국 내 시장 진출과 중국의 투자 등으로 공공 및 에너지 분야 외에도 비농업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중국은 파라과이와의 국교 수립으로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4개국에 의해 1995년 1월 발족한 EU 형태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과의 무역협정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설명했다.
황쿠이보 대만 정치대 외교학과 부교수는 파라과이와 대만이 단교할 것이라는 소문은 근거가 없다면서도 "외교관계에서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파라과이가 대만과 중국과의 교역액이 각각 2억달러와 20억 달러(약 2조6천억원)로 큰 격차를 보임에 따라 단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광활한 중국의 내수 시장으로 인한 변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대만언론은 대만이 2005~2014년까지 파라과이에 매년 400만 달러를 투자하고 1천480만 달러(198억원)를 원조한 반면, 중국은 2005~2020년까지 1천300억 달러(약 174조원)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류융젠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파라과이 대선에서 어느 정당의 후보자가 당선되더라도 대만은 지속적으로 파라과이 새 정부와 협력해 각종 교류를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시간으로 30일 치러지는 파라과이 대선은 70년 넘게 집권한 보수 우파에 대한 민심의 요동 속에 중도좌파 계열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여당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 나가고 있어 중남미 정치 지형 등과 맞물려 그 결과에 관심이 모으지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중국과 대만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중도 우파인 집권 콜로라도당(공화국민연합당·ANR)의 산티아고 페냐(44) 후보는 친대만, 여론조사상 페냐 후보를 근소하게 따돌리고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야권 연합인 정통급진자유당(PLRA·급진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 후보는 친중 성향으로 각각 꼽힌다. 다만 여론조사 기관별로 편차가 심해 판세는 안갯속이라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파라과이는 남미의 유일한 대만 수교국이어서 대선 결과에 따라 대만과의 관계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만은 지난달 온두라스의 단교로 인해 수교국이 13개국으로 줄어들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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