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핵시설 확장 계속…'기하급수적 핵물질' 빈말 아닌듯"

입력 2023-04-29 10:14
"북한 영변핵시설 확장 계속…'기하급수적 핵물질' 빈말 아닌듯"

38노스, 실험용 경수로 등 개축공사 위성사진 분석

"원자로·우라늄 변환 시설 등에 막대한 투자 이뤄지는 듯"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북한이 영변 핵시설 곳곳에서 확장 및 개축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28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보도했다.

38노스는 실험용 경수로(ELWR), 5MW(메가와트) 원자로, 우라늄 변환시설 등에서 두드러진 활동이 감지됐으며 구룡강 댐과 건물 신축 프로젝트도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활동들이 "(북한이) 핵물질 생산능력의 다양한 부문을 발전시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평안북도 영변군에 있는 북한 핵단지는 핵탄두에 들어가는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이나 고순도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종합시설이다.

38노스는 "북한 무기고의 '기하급수적' 증가에 필요한 무기급 핵물질의 생산을 확대하라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촉구가 빈말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 12월 26∼31일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남조선괴뢰들이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에도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무기급 핵물질생산을 전망성 있게 확대하며 계속 위력한 핵무기들을 생산해내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8노스의 이날 보고서에 따르면 ELWR 남부 펌프실에서는 지난 1일 38노스가 지적한 수준의 물 방출 활동이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앞서 38노스는 이러한 방류 활동이 경수로 냉각장치 시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지난달 17일 처음 발견된 ELWR 인근 신규 건축물 공사도 이어지고 있다. 층수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사진을 보면 건물 토대가 기존 엔지니어링 건물과 일치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기존 엔지니어링 건물 주차장에는 새로운 자재들이 배치됐는데, ELWR 건설공사와 유지보수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38노스는 적었다.

우라늄 농축 공장(UEP)과 관련 시설이 위치한 우라늄 변환 단지 전반에서의 신규 건설 및 개축 움직임도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38노스는 앞선 보도에서 단지 내 산화우라늄(UO2)-사불화우라늄(UF4) 변환 건물 남쪽에 3개의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건물들의 용도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그중 2개 건물은 최소 2층 이상의 구조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UO2-UF4 변환 건물은 기중기와 건축자재 등에 둘러싸여 있고 외관에는 큰 변화가 없어 건물 내부 개조를 진행 중이라는 점을 짐작게 했다.

우라늄염(Yellowcake)-UO2 변환 건물에서는 3월 21일 이후 드럼통 30여개와 기타 자재들이 실려 나갔다. 내부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UEP 주위에서도 비슷한 드럼통들이 목격되고 있어 다른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내부 정비 중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38노스는 전했다.

방사화학실험실(RCL) 단지 서쪽의 저수용 댐에서도 건설 및 정비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관측됐다.

댐의 저수 기능을 안정화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범람과 급수 통제를 위해 수십년간 계속된 노력의 일환이라고 38노스는 설명했다.

이밖에 2021년 7월부터 계속된 5MW 원자로 구룡강 냉각수 방출은 올해 3월 21일부터 4월 1일 잠시 중단됐다가 4월 12일 재개, 20일 다시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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