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서 기자 2명 사상…러시아 저격수 매복 의심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에서 취재하던 이탈리아 기자와 그를 돕던 우크라이나 기자가 기습 총격을 받았다고 26일(현지 시간) BBC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의 현지 특파원 코라도 추니노와 우크라이나 기자 보그단 비티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점령지인 헤르손주 남부의 안토니우스키이 다리 근처에서 총격받았다.
라 레푸블리카는 두 사람이 매복 공격을 받았으며, 용의자들은 러시아 저격수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 모두 '기자'라고 적힌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한다.
이 총격으로 비티크 기자가 숨지고, 추니노 기자 역시 다쳤다.
추니노 기자는 라 레푸블리카와의 전화 통화에서 두 사람이 총격 지점에 이르기 전 3개의 우크라이나 검문소를 문제없이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후 갑자기 '쉿'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동료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걸 봤다고 말했다.
추니노 기자는 "피범벅 상태로 땅바닥을 기어서 사격 선을 벗어난 뒤 민간 차량을 만날 때까지 달렸다"며 "이후 비티크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추니노 기자는 현재 헤르손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이번 사고의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라 레푸블리카에 말했다.
러시아는 이번 일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경없는 기자회(RSF)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서 8명의 기자가 숨졌고 19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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