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시장 군침' 멜로니 伊총리 "우크라 경제 기적 돕겠다"

입력 2023-04-27 01:01
'재건시장 군침' 멜로니 伊총리 "우크라 경제 기적 돕겠다"

로마 외곽 신도시 에우르서 우크라 재건 양자 회의 개최

화상 참여 젤렌스키 "미래건설에 기업들 초대"…멜로니 "우크라 EU가입 서둘러야"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가 수천억 달러에 이를 우크라이나의 막대한 재건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수도 로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에 관한 양자 회의에서 "이탈리아가 우크라이나의 경제 기적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고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멜로니 총리와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가 참석한 이번 양자 회의에는 이탈리아 기업 700여곳의 재건 사업 참여가 논의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가 2차 대전 이후 경제 호황을 누렸다고 소개한 뒤 "우크라이나가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이번 양자 회의는 로마 서남쪽에 위치한 에우르(EUR) 지구의 콘그레시 궁전에서 열렸다.

이탈리아 정부는 고대 유적이 즐비한 고풍스러운 로마 도심 대신에 현대적인 느낌의 계획도시 에우르에서 양자 회의를 개최하는 등 우크라이나의 재건 사업에 주요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주저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지원 결정을 내렸다"며 "이러한 결단력과 신뢰성뿐만 아니라 내년에 주요 7국(G7) 의장국을 맡게 될 것이기 때문에 (재건 사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1년을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재건 사업은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토 재건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세계은행(WB)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피해 및 복구 비용이 4천110억달러(약 54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핵심적이고 우선적인 재건을 진행하는 데에만 140억달러(약 19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번 회의에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를 합쳐 1천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지난해 10월과 12월에 우크라이나 기업들과 양자 회의를 개최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수백 개의 마을이 불타버렸지만, 우리는 마을을 다시 살릴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현대적인 표준으로 재건하고 싶다. 모두를 위한 이 미래를 건설하는 데 기업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유럽 각국에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절차를 서둘러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하는 일에 대해 감사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우크라이나가 EU의 회원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속하는 것"이라며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가 시스템을 개혁하고 EU 집행위원회가 요구한 목표에 가까워지기 위해 기울인 엄청난 노력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평화와 번영, 그리고 더욱 유럽적인 미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크라이나 재건에 대한 투자는 위험한 모험이 아니며, 현재 할 수 있는 가장 목표가 분명하고, 멀리 내다보는 투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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