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이집트·남수단으로…수단인들의 목숨 건 피란 행렬

입력 2023-04-24 19:48
수정 2023-04-25 17:54
차드·이집트·남수단으로…수단인들의 목숨 건 피란 행렬

위험 감수하고 육로로 이동해 국경 넘어 탈출 시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수단에서 각국의 외교관과 외국인의 철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목숨을 건 수단인들의 피란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주로 하늘길과 뱃길을 이용해 수단을 떠난 외국인들과 달리 수단인들은 대부분 육로를 통해 인접국인 차드와 이집트, 남수단 등지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지난 15일 군벌 간 교전이 발발한 이래 수단 서부 다르푸르에서 국경을 넘어 차드로 건너간 수단인은 2만명에 달한다.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들로, 세계식량계획(WFP)은 최소 10만 명의 난민을 더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북쪽 국경까지 위험한 육로 이동을 감수하고 이집트로 건너가려는 피란민도 적지 않다.

이집트와 수단 접경 도시 아르킨에는 피란민 수백 명을 태우고 국경을 건너려는 버스들의 대기 행렬이 이어져 있다고 AP 통신이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저명한 수단 영화 제작자 암자드 아부알-알라는 페이스북에 "어머니, 형제, 조카들과 이집트 동남부의 아스완을 통해 카이로로 가는 길"이라고 올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수단 남쪽으로 국경을 맞댄 남수단으로도 피란민이 몰리고 있다.

남수단 현지 당국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만 9천500명 정도가 국경을 넘는 등 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수단에서 남수단으로 건너간 피란민은 약 1만 명에 달한다.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의 정부군과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끄는 신속지원군(RSF)의 무력 충돌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수단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수도 하르툼에서는 수돗물과 전기가 끊기고 병원도 대부분 문을 닫아 '인도주의적 재난'과 버금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특히 오랜 단전으로 인터넷마저 불안정해지면서 소셜미디어로 탈출 정보를 공유하는 수단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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