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여는 中, 노동절 여행 예약 급증…"코로나 이전 웃돌아"
가계저축 1천900조원…"소비심리 회복되면 경제 빠르게 회복"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소비 심리 회복으로 중국 노동절(5월 1일) 연휴 여행상품 예약이 급증했다고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가 21일 보도했다.
매체들은 트립닷컴, 페이주 등 중국 주요 온라인 여행 플랫폼의 노동절 연휴 항공권과 호텔, 주요 관광지 입장권 예약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동기보다 웃돌았다고 전했다.
이 기간 페이주의 여행상품 예약은 작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늘었고, 고급 호텔 예약은 14배 증가했다. 수요가 몰리면서 객실 평균 가격은 작년보다 30% 올랐다.
닷새를 쉬는 노동절 연휴 기간 여행객들은 4일 이상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주가 판매한 노동절 연휴 여행상품의 90% 이상이 4일 이상의 장기 여행이었다.
트립닷컴도 "노동절 여행상품 예약 중 장거리 여행 비중이 70%에 육박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6%포인트 웃돌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온라인 여행사 투뉴에 따르면 4∼5일 코스의 여행상품 예약이 39%로 가장 많았고, 5일 이상 코스도 25%를 차지했다.
트립닷컴은 "노동절 연휴 국내 항공권 검색량이 작년의 290%, 2019년의 110%에 달했으며 숙박시설 검색량은 작년의 9배, 2019년보다 200% 급증했다"며 "노동절 연휴 기간 여행객은 현재 접수된 인원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절 연휴에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도 크게 늘어 페이주의 경우 판매 상품이 올해 춘제(春節·설) 연휴보다 2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기 관광지로는 홍콩과 태국, 일본, 말레이시아, 한국, 마카오,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인들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왔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의 가계 저축액은 121조1천800억위안(2경3천조원)에 달해 17조8천400억위안(3천400조원) 증가했고, 올해 1분기에도 9조9천억위안(약 1천878조원)이 더 늘었다.
엄격한 방역 통제로 지난 3년간 소비 심리가 억눌렸던 중국인들이 두둑해진 '실탄'을 바탕으로 보복 소비에 나설 경우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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