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특위, 중국 대만침공 가정한 '워게임' 착수
갤러거 위원장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워게임 진행"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 하원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정한 '워게임'을 실시한다.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는 21일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를 인용해 미 하원 미·중 전략경쟁특위가 대만해협 워게임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중 전략경쟁특위의 대만해협 워게임 연구는 미국 워싱턴DC 소재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맡게 된다.
악시오스는 이번 대만해협 워게임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양상, 미군의 취약점, 대만해협 갈등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크 갤러거(공화)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이번 워게임을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미 국방부가 그 선택(대만해협에서 중국과의 전쟁)에 직면하지 않도록 억지력을 향상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배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모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평화는 힘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대만해협 갈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준비해야 하지만, 충분히 빨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하기 위해선 대만이 충분한 방어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월 중순 나흘간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라이칭더 부총통, 추궈정 국방부장(장관)을 비롯한 대만의 핵심 안보 책임자들을 만난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갤러거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것(대만 침공)을 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억지력과 거부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하늘과 땅을 움직일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에 대한 미국이 군사적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미 의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구매한 195억 달러(약 25조1천억원) 상당의 무기를 아직 인도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미 의회 차원에서 미·중 전략경쟁 대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주도로 지난 1월 설치됐다.
이 특위는 법안 심의 권한은 없지만, 국가안보·경제·인권이라는 렌즈를 통해 중국을 심도 있게 들여다본 뒤 외교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등 여러 위원회에 정책 조언을 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번 대만해협 워게임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해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차이 총통과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매카시 하원의장 간 회동을 빌미로 대만을 겨냥해 '전쟁 리허설'에 가까운 대규모 군사적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 8∼10일 사흘 동안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형태의 전투 대비 경계 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을 실시하면서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 군용기와 군함을 대거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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