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국 또 잃을까' 대만, 親中 파라과이 대선후보에 입장 요구
대만 외교부 "관계 유지 위해 최선…취임식에 대표단 보낼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최근 국제사회에서 '우군'을 계속 잃고 있는 대만이 이달 말 파라과이 대선을 앞두고 친중 성향을 보이는 야당 후보를 향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와 파라과이 언론 ABC콜로르 등에 따르면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우리 외교부는 파라과이 대선 후보의 외교 정책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파라과이 대선 후보는 야당인 정통급진자유당(PLRA·급진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60)다.
알레그레 후보는 최근 파라과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며 대만과의 단교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대만과의 수교를 유지하면서 소고기와 콩 등 우리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논리에서다.
이에 대해 우자오셰 부장은 "우려스러운 발언"이라고 평가한 뒤 "파라과이와의 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포바에는 보도했다.
최근 니카라과와 온두라스 등 중남미 지역 핵심 수교국을 잇달아 중국에 '빼앗긴' 대만은 2만㎞ 거리의 파라과이 대선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리브해 섬나라 등 중미를 빼고 남미로만 한정하면, 파라과이가 대만의 유일한 수교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몇 차례 여론조사에서 알레그레 후보가 70년 넘게 대권을 잡은 집권당의 산티아고 페냐(44)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를 얻자, 대만으로서는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는 모양새다. 페냐는 '대만과 굳건한 관계'를 약속한 바 있다.
한편 대만 외교부는 파라과이 대선에서 어느 쪽이 승리하든 새 대통령 취임식에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라고 인포바에가 대만중앙통신(CNA)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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