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너무 올랐나?…주가 부담에 상승기세 주춤

입력 2023-04-23 08:00
[증시 풍향계] 너무 올랐나?…주가 부담에 상승기세 주춤

"투자자들, 경기·실적에 주목…개인 투자 여력 소진 우려"

"2차전지 쏠림·고점 부담…자금 이탈 땐 조정 우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쉬지 않고 오르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1일 2,544.40으로 14일(2,571.49)보다 1.05%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주중 913까지 올라섰다가 약세로 돌아서 지난 21일 868.82로 마쳐 일주일 전(903.84)보다 3.87% 떨어졌다.

증시 주변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두 지수 모두 주 중반 고점을 높였다가 주 후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일주일 전보다 소폭 후퇴했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7천930억원, 3천80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한 주간 1조4천140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20조원을 넘었으나, 증권사들의 한도 소진 등으로 추가 매수 여력은 줄어들 수 있다.

키움증권은 신용융자 대용 비율 조정에 들어가 대용 비율을 40∼55%에서 30∼40%로 내리고, 현금 비중을 5%에서 15%로 올렸다.

증시 내부에서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주(24∼28일) 국내 증시에선 2차전지에 대한 투자심리와 1분기 기업들의 실적, 주요국의 경제성장률 결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이 본격화해 미국에선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애플과 아마존, 인텔 등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삼성SDI,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완성차와 2차전지·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수요 전망을 두고 금융시장 내 참가자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황"이라며 "미국 전반의 경제활동은 최근 몇 주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시각은 아직 긍정적이고 최근 연준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태도도 유지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연방기금 금리가 다음 달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최종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방기금 금리가 다음 달 0.25%포인트 인상돼 연 5.00∼5.25%까지 오르고서 오는 11월, 12월에 0.25%포인트씩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금융시장에선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정작 연준 내에선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해 정책금리를 연 5.50∼5.75%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일제히 경기둔화 동조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 실적 위축과 은행 위기의 파급 정도에 따라 다가올 침체 경로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시장에서 우리나라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 작년 같은 달 대비 1.0%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작년 4분기와 비교해 전 분기 대비 플러스(+) 전환은 긍정적이지만 대내외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만큼 경기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달 27일부터 중국과 일본에서 연휴가 시작돼 외국인 관광객 유입 기대감이 크다. 중국 노동절 연휴와 일본 황금연휴가 각각 다음 달 3일, 다음 달 7일까지 이어진다.



시장 내부에선 2차전지 쏠림 현상과 최근 상승 랠리 이후 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장 수급이 주로 2차전지로 흘러간 만큼 수급이 유출할 경우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지수는 상승추세가 주춤할 때 악재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 이익추정치의 하락과 급증한 평가 가치(밸류에이션), 높아진 신용융자를 부담 요인으로 꼽으면서 "코스닥지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9배를 넘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닷컴 거품 여파가 남아있던 2000년을 제외하고 코스닥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를 초과한 사례는 2018년 1월 말(20.96배)과 2021년 1월 말(20.08배)로 두 차례뿐이며 20배에 근접한 모든 경우에 조정을 겪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을 넘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높이는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기업 실적 전망 측면에서 경기가 급격한 침체에 빠지지 않으면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주간 예상 변동폭으로 2,500∼2,600을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25일(화) = 미국 2월 S&P·CS 주택가격지수, 미국 4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 26일(수) = 미국 3월 내구재 수주.

▲ 27일(목) = 유로존 4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 28일(금) = 한국 3월 산업활동동향, 미국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미국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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